리모와 SEIT 1898 도쿄 전시회… 100개 이상 수트 케이스에 블록버스트급 에피소드 담아

원대한 꿈과 포부에는 튼튼한 동반자가 필요하다! 125년간 이 신념을 지켜온 독일 쾰른 태생의 러기지 브랜드 리모와는 시대를 관통하며 수많은 여행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생겼다. 그들은 리모와를 들고 사막을 횡단하고, 정글을 헤치거나, 산을 오르는 등 세계 일주를 다니며 인디아나 존스 못지 않은 모험담을 남겼다. 그리고 그 모험의 연대기는 리모와의 단단한 표면조차 긁히고 찍히게 하는 영광의 상흔이 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이 됐다.
리모와는 그들의 무용담과 상흔을 수집하며 브랜드의 아카이브에 차곡차곡 쌓아올림과 동시에 이 멋진 이야기들을 공유하는 순회전을 펼쳐왔다. 지난 6월 9~18일 도쿄 하라주쿠 지구를 첫 여행지로 시작된 전시 ‘SEIT 1898(’seit’는 독일어로 영어의 ‘since’에 해당)’ 는 브랜드의 아카이브와 친구들로부터 공수한 100개 이상의 수트 케이스와 함께 블록버스터급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역사’ ‘알루미늄’ ‘폴리머’ ‘특수 목적’ ‘컬래버레이션’ ‘프렌즈 & 패밀리’로 이어진다. 리모와 모험담의 프리퀄과 같은 ‘역사’ ‘알루미늄’ ‘폴리머’ 섹션에는 공장 화재로 불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알루미늄이 어떻게 세계 최초 비행기 소재로 만든 알루미늄 수트케이스가 되고, 다시 우주 비행사의 헬멧 소재인 특수 폴리머 폴리카보네이트 수트케이스로 진화하는지 도전과 혁신의 여정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한다. ‘특수 목적’ 섹션에서는 ‘기능에 따라 형태를 어떻게 변형할 것인가’에 대한 리모와의 솔루션이 ‘리모와 외전’처럼 펼쳐진다. 체스 선수, 음악가, 모형 비행기 제작자, 와인 수집가, 시계 수집가 등 각기 다른 전문가들의 요구에 따라 완성된 수트케이스는 리모와 특유의 기능적 예술의 극치다.

전시 에피소드는 ‘콜라보레이션’과 ‘프렌즈 & 패밀리’ 섹션에서 클라이맥스에 오른다. 슈프림, 디올, 팔레스, 펜디, 몽클레르 등 수많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들과 전세계 911점 한정 출시된 리모와 X 포르쉐 핸드 캐리 케이스 페피타도 전시됐다. 또한 한국 전통 가구인 머릿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김현희 작가의 알루미늄장,’뿔’이 마구 솟아난 모습으로 상상한 아티스트 파비안 베르그마르크 나스만(Fabian Bergmark Nasman)의 알루미늄 케이스 등 작가들의 창의력이 섬광처럼 번뜩이는 작품들도 함께 선보여졌다. 리모와 제품이나 소재를 마음껏 재해석하게 하는 아티스트들과 협업은 리모와 ‘애즈 신 바이(As Seen By)’ 시리즈의 일환으로, 리모와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함 속에 지성미와 고급스러움을 담는 브랜드의 철학을 함축하고 있다.

물론 하이라이트는 리모와 전시를 위해 기꺼이 빌려 준 전세계 유명인사들의 개인 수트케이스에 담긴 사적 이야기들을 감상하는 것이다. 이번 ‘SEIT 1898′ 전시의 가장 큰 자랑이기도 하다. 리모와의 친구와 가족들이라 불리는 유명인사들은 전시를 위해 광을 내거나 일부러 꾸미지 않았다. 리모와 애호가로서 전세계를 누비며 얻은 베이고, 긁히고, 닳고, 부딪치고, 움푹 패인 물리적 상흔들이 오히려 전시를 위한 당당한 장식이자 자랑거리가 됐다.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가 소장한 리모와 X 오프-화이트 콜라보레이션 반투명 수트케이스, 벨라 하디드(Bella Hadid)가 자신의 이름을 넣어 맞춤 제작한 리모와 X 오프-화이트 콜라보레이션의 반투명 수트케이스, 패티 스미스(Patti Smith)의 오래된 스튜디오 스티커가 가득한 수트케이스, 애드와 아보아(Adwoa Aboah)의 다양한 종류의 스티커 장식과 낙서가 인상적인 레드 수트케이스 등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낡아가는 리모와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다. 낡고 긁힌 대로의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은 리모와의 지속가능성 정신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밖에도 무라카미 다카시, 퍼렐 윌리엄스, 후지와라 히로시, 르브론 제임스, 로저 페더러 등의 개인 소장 중인 수트케이스들이 독점 공개됐다. 정주행 하고픈 한편의 시리즈를 보는 듯한 리모와의 ‘SEIT 1898′ 순회전은 6월 9-18일 도쿄에 이어 9월 뉴욕을 거쳐 2024년 봄 독일 쾰른까지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