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uxury Inside] 레전더리 아이템① - 펜디 피카부백

피카부(Peekaboo)라는 동화 제목 같은 이름의 백이 등장했을 때, 패션계는 금새 사랑에 빠졌다. 펜디의 첫번째 ‘잇백(It Bag: 꼭 갖고 있어야 하거나 갖고 싶은 백)’이라 할 수 있는 바게트(Baguette) 백처럼 피카부 백은 탄생과 동시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 뉴욕의 유명한 재벌 상속녀 올리비아 팔레르모,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 가수 셀린 디온과 리아나, 슈퍼 모델 나오미 캠벨, 조지 클루니의 아내로 패션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변호사 아말 클루니, 저스틴 비버의 아내로 패션 인플루언서인 모델 헤일리 비버 등, 피카부는 왕실, 상류사회의 소셜라이트(socialite: 사교계 명사), 영화배우, 가수, 모델 등 분야와 나이를 초월해 사랑받는 펜디의 아이코닉 백으로 떠올랐다.

영 클래식 펜디 피카부
피카부는 2009년 봄, 여름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처음 공개됐다. 라라 스톤, 안야 루빅 등의 모델들이 유광의 블랙 가죽을 포함한 모노크롬 컬러의 다양한 디자인으로, 이 미래의 클래식을 들고 런웨이를 행진했다. 이날 데뷔한 33cm X 26cm의 클래식 사이즈는 펜디 아틀리에의 장인들에 의해 정교하게 조립됐다. 최고급 가죽 소재를 연결하고 단단한 중앙 코어 주위에 가죽 케이스를 맞춘 후, 중앙의 골드 또는 백금 하드웨어와 일치하는 트위스트 락이 장착됐다. 피카부는 펜디의 ‘영 클래식’이라 불리운다. 샤넬의 2.55 백이나 에르메스의 켈리 백처럼 오랜 역사를 가지진 않았지만, 전세계 패션계로부터 펜디 하우스의 타임리스 클래식이란 영예를 선사 받았다.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들의 아이코닉 백들과 동등하게 유명 인사들의 데일리 백으로 곳곳에서 그 존재감을 빛내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엔 미국 <보그>로부터 로에베 퍼즐 백, 디올 디오라마 백, 셀린 커브 백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올해의 잇백’으로 선정됐다.



아이들의 놀이가 타임리스 아이코닉 백으로
“찾았다, 까꿍(peek-a-boo, I see you)”이라는 아이들의 놀이에서 영감 받아 지어진 이름 피카부(Peekaboo)는 매우 펜디적인 위트의 창조물이다. 프랑스인들이 바게트 빵을 가방처럼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것을 보고 바게트 백이 탄생했듯,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Silvia Venturini Fendi, 창립자 아델 펜디의 손녀이자 현재 펜디 액세서리와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피카부를 통해서도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했다. 양옆으로 나눠진 구조로 가운데 분할판을 두고 앞면의 덮게를 밀어 내리면 자연스럽게 내부가 드러나는데, 그 형태가 ‘피카부’라 말하는 입모양, 스마일, 또는 사람의 얼굴처럼 보인다.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피카부 탄생에 대해 “펜디만이 제작할 수 있는 백을 창조하고 싶었습니다. 외부 보다 내부 디자인이 더 정교한 펜디의 코트들처럼 안과 밖이 모두 매력적인 백을 만들고 싶어, 백을 오픈해 들었을때도 내부의 아름다운 컬러나 디자인을 드러내도록 디자인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미래의 클래식으로 무한 진화 중인 피카부
데뷔 후 피카부 백은 무한하게 진화중이다. 33cm의 중간 사이즈부터 40cm의 큰 사이즈, 23cm의 미니, 16cm의 마이크로로 사이즈로 선택이 다양해졌고, 컬러와 가죽도 매 시즌 새롭게 업데이트되고 있다. 숄더 스트랩, 우드 또는 루사이트(lucite) 소재의 핸들, 셀러리아 스티치 디테일을 더한 솔기 등 시즌별 디테일이 돋보이는 여러 가지 버전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동시에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남성 컬렉션을 통해 다양한 사이즈의 핸드백, 숄더백, 크로스바디 백을 발전시켜가고 있다. 또한 피카부 백은 구조적인 진화와 실험을 통해 2020년 가을, 겨울 시즌, 간결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아코디언 형태와 날렵한 대각선 형태의 측면을 갖춘 ‘피카부 아이씨유(I see U)’를 새롭게 공개했다. 2023년엔 마크 제이콥스와 협업한 피카부 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마크 제이콥스의 피카부 백은 그래픽적인 펜디 로고와 리본 디테일로 모던하면서도 미래적인 피카부 백으로 재탄생했다.


펜디의 앰버서더 송혜교와 피카부 백
아이코닉 백들은 그 백을 레전드게 되게 한 뮤즈들이 존재해왔다. 디올 레이디 백의 다이애나 왕세자비, 구찌 재키 백의 재클린 캐네디와 같은 역사 속 뮤즈들의 역할은 지금 패션 하우스의 앰버서더들이 계승해가고 있다. 한국 스타들의 영향력이 클라이맥스에 오른 지금, 송혜교는 피카부 백을 가장 펜디답게 소화해내는 펜디의 글로벌 앰버서더라 할 수 있다. 마치 모든 피카부 백이 송혜교를 위해 디자인된 듯, 일상의 데일리 룩, 공항 룩에서부터 공식 석상 룩까지, 송혜교는 피카부 백을 장소와 목적에 따라 어떻게 스타일링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이상적인 모델이 된다. 최근 송혜교는 2023년 가을, 겨울 밀라노 패션위크 펜디 쇼에서 핑크 컬러의 피카부 아이씨유 쁘띠 사이즈를, 공항 룩을 위해선 블랙 컬러의 피카부 아이씨유 스몰 사이즈와 쁘띠 사이즈를 들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토트 백처럼 들거나 한쪽 어깨에 길게 숄더 백으로 또는 크로스백으로 메는 등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어, 하나의 피카부 아이씨유 백만으로 포멀하거나 캐주얼하게 모두 연출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엄마에게서 딸로 유산되는 백의 레전드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피카부 백이 오늘 뿐 아니라 미래에도 착용되도록 디자인됐다고 말한다. 또한 딸 중의 한명이 엄마의 옷장에서 훔쳐가고 싶은 백이 될 것이라 전한다. “첫번째 피카부는 블랙이었어요. 시즌마다 사이즈, 소재, 구조는 계속 변화되지만 그 클래식한 구조는 유지될 것입니다. 만약 나의 딸에게 물려줄 단 하나를 고른다면 정말 고민이 되지만, 레이스업 피카부가 될 거 같아요. 제가 받은 첫번째 피카부이니까요” 아이코닉 백은 가족의 유산이 될 때, 진정한 레전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