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백이 다시 돌아왔다
입력 2023.03.10 10:27 | 수정 2023.07.07 16:44

마이크로 시대에서 자이언트 시대로! 2023년 빅백(Big Bag)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스몰에서 미니, 거기서 다시 마이크로 백으로 축소 지향을 하던 럭셔리 브랜드 백들이 다시 크기를 키우기 시작했다. 빅백 유행의 리턴은 몇 시즌 전부터 컬렉션과 패션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예고됐다. 슈퍼 모델 벨라 하디드, 패션 인플루언서 헤일리 비버, 블랙핑크의 로제 등이 생로랑의 커다란 이카르(ICARE) 맥시 쇼퍼 백을 들고 다니는 스트리트 룩이 패션 파파라치들의 렌즈에 잡혔고, 블랙핑크 제니는 해외 출국 때마다 몽글몽글한 퀼팅 디테일로 ‘구름백’이란 애칭을 지닌 코스(Cos)의 커다란 패브릭 백을 애착백처럼 지니고 다녔다.
보테가 베네타 안디아모 라지 백. /보테가 베네타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2023년, 럭셔리 브랜드 패션쇼 런웨이에 빅백부터 오버사이즈 백까지 자이언트 백들의 퍼레이드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시즌 컬렉션들이 빅백 유행의 티저였다면, 2023년은 본예고편이라 할 수 있다. 루이비통 패션쇼에는 커다란 체인이 장식된 점보 사이즈의 클러치 백이 등장했고, 샤넬은 맥시 쇼핑 백과 샤넬 22백의 슈퍼 라지 사이즈를 선보였다. 보테가 베네타는 탑 핸들을 조정해 토트, 숄더 백으로 연출하고, 스트랩을 달아 크로스바디 백으로도 들 수 있는 안디아모(Andiamo) 라지 백을 메인으로 선보였다. 특히 2023년 럭셔리 브랜드들의 빅백 대부분은 젠더리스 아이템으로 제안되고 있다. 최근 보테가 베네타 패션쇼 참석을 위해 밀라노로 출국했던 BTS의 RM은 안디아모 라지 백을 크로스바디 백으로 연출한 공항 룩으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펜디 선샤인 라지 브라운 FF 자카드 패브릭 쇼퍼 백. /펜디 공식 홈페이지
빅백은 젯셋룩(jet-set look: 비행기와 크루즈를 타고 여행을 즐기는 상류층 패션에서 시작된 트래블 룩)의 유행과 함께 떠올랐었다. 젯셋족들은 비행기 안에서 쓸 다양한 뷰티와 헬스 아이템, 간단하게 레이어링할 수 있는 카디건, 재킷, 머플러, 모자 등을 모두 수납할 수 있는 커다란 백을 주로 들고 다녔다. 이제 코로나 팬데믹 시대가 마감되고 다시 전세계에 트래블러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패션계도 빅백을 다시 유행의 중심으로 복귀시키고 있다. 빅백 유행 시절에 쇼핑했던 백들이 아직도 집 어딘가에 잘 보관되어 있다면, 패션 스트리트로 외출 준비를 시켜야 할 때가 됐다. 동시에 2023년 신상백 쇼핑 리스트에도 빅백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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