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 대신 이전에 사랑 받았던(pre-loved) 제품
입력 2022.12.23 10:22

THE BOUTIQUE’S TREND REPORT

라움워치 매장 전경. /LF제공
얼마 전 생활문화기업 LF의 명품시계 O4O 멀티편집숍 ‘라움워치(RAUM WATCH)’에서 ‘프리미엄 렌탈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뉴스를 봤다. 고급 시계로 꼽히는 롤렉스, 파텍필립, 오데마피게, 브레게, 오메가를 비롯해 에르메스, 태그호이어, 프레드릭 콘스탄틴 등 75개의 프리미엄 시계 브랜드 제품을 1만 5000개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구하기 어렵고 소장가치 높은 프리미엄 시계를 일부의 보증금과 렌털료 등을 내면 계약 기간을 정해 받아 볼 수 있는 일종의 ‘구독 서비스’다.그 설명 중 눈길을 끈 건 ‘민트급’ 중고품이라는 단어. 민트(mint) 즉 동전을 만드는 조폐국을 뜻하는 단어로 중고 물품을 다루는 이들 사이에선 ‘거의 새 제품에 준하는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신제품을 갖고는 싶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이, 신조어까지 만들면서 신제품처럼 받아들이는 현상인 셈이다.
이미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를 수입하는 국내 대행업체들도 중고 명품 매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엔 전 세계 최대 패션 리세일 플랫폼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가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2300만 멤버와 300만 개 이상의 아이템 보유했으며, 한국의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를 전세계 베스티에르 네트워크와 연결해주는 인프라도 구축했다. K팝, K드라마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사용자들의 ‘옷장’에서 나온 수많은 아이템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보물 창고’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다고 한다.
해외 중고 제품들을 보면 과거 ‘빈티지’라는 단어에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전에 소유했던(pre-owned)’이란 단어로 바뀌어 불리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는 않아도 어떤 제품들을 주로 소유했는지, 어떻게 제품을 다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적힌 경우도 적지 않다. 신뢰성을 높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발견한 단어는 ‘이전에 사랑받았던(pre-loved)’라는 단어다. 영국에서 생겨난 신조어로 같은 제품이라도 이전 소유자의 애정이 느껴지는 단어다. 한 때 사랑했지만, 이제 다른 누군가에게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존재 같기도 하다. 영국은 이를 통해 지속가능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각종 매체들은 밝혔다. 영국 메트로지 조사 결과 2018년 이후 ‘프리 러브드’ 상품 판매량이 404% 증가했다. 2020년엔 6600만명이 이 ‘프리 러브드’ 제품을 이용했다고 한다. 떠나보내는 사랑은 안타깝지만 새롭게 찾아올 사랑을 생각하며 기꺼이 옷장을 정리해보자! 세상의 모든 존재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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