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계에서 마니아들을 몰고 다니는 가장 뜨거운(hot)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
입력 2022.10.28 09:51

보테가 베네타 CEO 레오 롱고네 인터뷰

이번에 선보인 재킷부터 가방까지 여러 제품을 들고 기자 앞에서 직접 설명하는 등 애정과 열정을 보였던 롱고네 회장은 능력을 인정받는 CEO이지만 동시에 예술가적 기질도 풍부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사진에 매료돼 있다는 그는 “카메라 뒤에서는 인생의 여러 경험을 이미지로, 그림자를 감정으로, 빛을 가능성으로, 셔터 속도를 효과로 바꿀 수 있다”며 “언젠가, 직업상 시간이 허락된다면, 사진집을 출간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보테가 베네타 제공
패션에 그다지 관심 없는 이들이라도 이 브랜드 제품을 보면 ‘아!’라고 외칠 것이다. 가죽을 가로세로 엮어 만드는 인트레치아토(이탈리아어로 ‘엮는다’ ‘짠다’는 뜻) 기법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다. 커다란 로고 없이도 기법 자체로 다른 것과 구분된다.
1966년 설립된 보테가 베네타는 흔히 ‘명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보통 창립자의 이름을 따는 데 비해 ‘베네토 지역의 공방(보테가)’이라는 뜻이다. 말마따나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 한땀’ 만드는 장인 정신의 현장이 이름에 녹아있다.
그런 보테가 베네타가 최근 패션계에선 마니아들을 몰고 다니는 가장 뜨거운(hot)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일명 ‘뉴(new), 뉴, 보테가’. 새로운 보테가 베네타의 또 다른 새로움을 덧입었다는 이야기다.
2001년부터 17년간 보테가 베네타를 이끌던 독일 출신 디자이너 토마스 마이어에 이어, 2019년 영국 출신 다니엘 리가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니트에 적용시키는 가 하면 굵은 짜임의 가죽 가방 등으로 젊은 세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초록의 ‘보테가 그린’을 브랜드의 상징색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디자이너의 팬도 상당했지만, 새 디자이너 등장을 반기는 광풍은 ‘뉴 보테가’라는 애칭을 탄생시켰다. 혁명에 가까운 팬덤은 또 다른 팬덤으로 채색되고 있다. 2021년 새롭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선임된 프랑스 출신 마티유 블라지를 통해서다. 전복에 전복을 일으키는 ‘정·반·합’까지는 아니더라도, 두 전임 디자이너의 장점을 고루 지녔다는 평가다.
‘새롭고, 또 새로운’ 브랜드의 탄생 뒤에는 이 남자가 있었다. 2019년 보테가 베네타의 CEO(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이탈리아 출신 레오 롱고네(Leo Rongone) 회장이다. 럭셔리 전략분석가로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그는 2001년 펜디를 시작으로 2012년 생로랑으로 옮겨 COO(최고 운영책임자) 등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바 있다. 스스로도 사진 작가 활동을 하는 등 예술가 기질을 지닌 그는 경영과 창의성의 두 저울추의 균형을 잡으며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두 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맞이하며 생길 법한 혼란의 흔적도 거의 찾기 어렵다. 특히 그가 ‘점찍은’ 마티유 블라지는 미국 뉴욕타임스 등 각종 해외 매체의 호평과 열성적인 지지를 고루 받으며 럭셔리의 가치를 재정립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3 봄여름 패션쇼를 통해 롱고네 회장을 단독으로 만났다.
지난 9월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 SUMMER 2023 컬렉션 쇼 장소. 휴머니스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아티스트인 가에타노 페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치관이 담긴 각기 다른 디자인을 가진 400 개의 의자와 런웨이가 연출됐다.
―마티유 블라지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의 어떤 모습을 보고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는가?
“마티유는 개성에 대한 찬양, 타협하지 않는 최고의 품질, 문화적 옹호 등 보테가 베네타의 역사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컬렉션이 이렇게 정교함과 성숙함을 가득 담고 있는 것이다. 예술을 사랑하고 이탈리아적인 기품, 베네치아의 헤리티지, 독창적인 디자인을 녹여낼 수 있는 디자이너로서의 능력을 보고 그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그의 디자인 미학은 건축적이며 영리하고 디테일이 살아 있다. 마티유는 보테가 베네타의 역사를 진정으로 기리는 레퍼런스를 가진 창의적인 천재이다.”
―당신 말대로 마티유 블라지의 쇼를 직접 보고 제품을 만져보니 화면보다 더욱 놀라웠다. 보테가 베네타 브랜드가 가진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정말 흥미롭고 멋진 순간이었다. 마티유가 보여준 두 번째 작품인 이 컬렉션에 대해 더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쇼가 끝난 뒤 이토록 긍정적인 반응을 받게 된 것에도 매우 감사하며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마티유는 이번 쇼에서 그의 데뷔 쇼인 WINTER 2022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 이번 패션쇼에서 그는 우수한 소재와 복잡하고 완벽한 수공 기법에 평생을 바친 장인의 독특한 노하우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색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였다. 그는 보테가 베네타의 하우스 코드를 재발견하고 고급스러운 레더와 페브릭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이번 쇼는 개인의 개성과 공동체 정신을 모두 보여주었다. 가에타노 페세의 환상적인 세트 디자인은 쇼의 완벽한 배경이 되었고 정말 멋진 경험을 선사했다.”
―하지만 디자이너 교체는 힘든 결정이었을 것 같다. 특히 직원들에게는 생각지도 않은 변화일 수도 있다. 나름대로 회사 안팎이 어수선했을 것이다. 동요하는 직원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개인적으로도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가?
“마티유는 2020년부터 레디-투-웨어 디자인 디렉터로서 우리와 한 팀으로 일했다. 그는 보테가 베네타의 가치를 즉시 받아들였다. 우리의 철학은 하나의 강력하고 끈끈한 팀으로서 장기적이고 유기적인 성장을 이루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 직원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다양성, 자기 주도력, 혁신적인 사고를 장려한다. 열정, 에너지, 타인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최고를 향해 노력하는 것. 이것은 마티유에게 있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CEO로서 나의 역할은 그가 창의적 자유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보장하는 것이다. 나는 창의적인 면에서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영원한 지지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와 나는 예술적인 자유와 전략적인 목표를 동시에 보존하는 승리의 듀오 관계다.”
―그 와중에도 매출은 치솟았다. 디자이너 교체가 당신에겐 중요한 분기점이 됐을 것도 같다. 명품이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계기가 됐을 것도 같다.
“우리는 진정한 럭셔리는 시간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보테가 베네타의 장인들은 제품을 만들 때 시간이 아니라 날짜를 센다. 보테가 베네타의 제품들은 영원히 지속될 수 있게 디자인되었고, 고객들은 우리의 제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를 인정받는 보물로 생각한다. 보테가 베네타의 창의성, 역사, 기품, 정교함은 이탈리아에 깊이 뿌리를 두면서도 전 세계에 통용된다. 보테가 베네타는 곧 열정, 비순응주의, 표현의 자유를 의미한다. 보테가 베네타만의 재치(savoir-faire)를 창의성과 함께 제품에 녹여냈다. 우리는 스스로를 익스클루시브한 제품을 가진 포용적인 브랜드(An inclusive brand with exclusive product)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의 DNA를 충실히 유지할 것이며 장인 정신이 깃든 우수한 수공 기법, 최고의 소재, 독창적인 창의성을 기릴 것이다. 고객들은 우리를 현대적인 감성을 놓지 않으면서도 타임리스한 컬렉션을 가진 울트라 하이엔드 럭셔리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생각한다. 우리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품질에 있어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WINTER 2022 컬렉션 공식 론칭을 기념해 파티가 열렸던 성수동 대림창고 맞은편에 게재되었던 옥외 광고.
―보테가 베네타는 말 그대로 베네토의 아틀리에(공방·숍)란 뜻이다. 창립자의 이름이 붙지 않은 브랜드 중에서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은 거의 유일한 브랜드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스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중요하지만 ‘팀’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다. 보테가 베네타가 다른 명품 브랜드들과 구분되는 점을 말하자면 무엇인가?
“단 한 명의 디자이너에 의해 탄생하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우리 하우스는 여러 장인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공동체를 중시하는 이유다. 우리는 우수한 품질을 선호하는 개성 있는 개인을 보테가 베네타라는 하우스 한곳으로 모아 그들의 열정을 모든 디테일에 쏟아부어 몇 세대에 걸쳐 사용할 독특한 제품을 구현한다.”
―사실 50년 정도밖에 안 된 브랜드로 이렇게 짧은 시간에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이탈리아 장인의 수백 년 된 수공 기법을 브랜드에 녹였기에 더 오래되고 전통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진짜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장인 정신과 창의성은 1966년부터 오늘날까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다. 50년이라는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우리는 강력한 DNA를 가지고 있다. 창의성과 긴밀히 얽힌 장인 정신은 앞으로도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최상의 품질, 최고의 장인정신을 담은 정교한 디자인에 대한 헌신을 기반에 두고 새로운 제품의 카테고리를 개발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포용하지만 익스클루시브한 제품을 가진 브랜드로서 ‘개인의 개성’을 브랜드의 로고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전 세계 선별된 파트너들을 통해 전략적인 유통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보테가 베네타 성장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1980년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보테가 베네타 클러치를 든 로렌 허튼의 모습을 비롯해 앤디 워홀의 비디오까지 1980년대 보테가 베네타는 미국 시장에서 굉장히 젊고 핫한 브랜드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미국 시장과는 많은 인연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우리 과거의 중요한 이정표이다. 우리는 1970년대 매디슨 에비뉴에 보테가 베네타의 첫 매장을 열었다. ‘당신의 이니셜만으로 충분할 때 (When Your Own Initials Are Enough)’라는 모토는 사실 70년대 중반 미국 에이전시인 피터 로저스 & 어소시에트에서 만들어졌다. 보테가 베네타의 첫 번째 커뮤니티는 이 시기 젯셋족(비행기나 크루즈를 이용해 여유로운 스타일의 여행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사람들) 및 앤디 워홀과 같은 예술가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뉴욕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였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회사를 이끌었던 창립자 중 한 명의 전 부인인 로라 브라기온은 앤디 워홀의 어시스턴트이기도 했다.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1985년에는 앤디워홀 T.V. 프로덕션이 미국 내 보테가 베네타 매장 몇 곳을 골라 단편 영화를 촬영했다. 지금도 우리는 미국 시장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열린 뉴욕 패션위크 기간에는 뉴욕의 아이코닉한 서점인 더 스트랜드(The Strand)와 협력했고 디자인 마이애미에서는 이번 컬렉션 쇼장에서 선보인 가에타노 페세의 의자를 전시, 판매할 예정이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의 첫번째 컬렉션인 WINTER 2022 컬렉션 패션쇼가 열렸던 ‘팔라쪼 산 페델레(Palazzo San Fedele)’. 앞으로 보테가 베네타 밀란 본사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 시장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한국의 어떠한 점이 보테가 베네타에겐 중요한가? 보테가 베네타의 철학처럼 ‘팀’과 ‘다인의 힘’을 생각할 때 한국과 서로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의 고객들은 독립적인 생각을 지니고 있다. 또한 자신감이 넘치며, 트렌드를 이끌어간다. 우리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관련성을 발전시키는 정신을 공유한다. 항상 제품을 오래 사용하고 지속 가능성을 옹호하려는 정직한 마음가짐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보테가 베네타는 모든 개인의 개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인의 개성을 중시할 때, 브랜드의 로고가 꼭 필요하진 않다. ‘당신의 이니셜만으로 충분할 때’(로고를 앞세우지 않아도 고급스럽다는 뜻. 소유자의 가치를 앞세우는 의미)는 지난 50년 넘게 우리 고객을 정의한 모토다. 이것이 다른 명품 브랜드와 매우 다른 점이다. 한국의 고객들은 그 어느 고객보다 섬세하고 세련됐다. 한국 장인정신의 오랜 역사와 이를 통해 이룬 놀라운 업적들을 고려해보면 한국의 고객들이 특별한 장인정신을 사랑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고객들은 뛰어난 안목이 있기 때문에 보테가 베네타의 제품에 깃든 우수한 장인정신과 수공 기법을 보고, 이 뛰어난 디자인 뒤에 숨겨진 시간, 작업, 그리고 가치를 즉시 알아본다. 한국 고객들은 진정한 럭셔리가 무엇인지 이해한다.”
―보테가 베네타의 인트레치아토 기법은 아름답고 브랜드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당신도 말했듯이 다른 브랜드들이 몇 시간 만에 제품을 만드는 동안 보테가 베네타는 며칠이 걸려 제품을 만들어낸다. 어떻게 브랜드 볼륨보다 가치를 중시하는가? 이러한 브랜드의 가치 우선순위가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가?
“보테가 베네타의 제품은 움직임을 담은 공예품이다. 우리는 품질에 있어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당신이 말했듯, 우리는 브랜드 볼륨보다 가치를 중시한다.
현재 우리 매장에서 전개하고 있는 칼리메로 백을 예로 들어 보겠다. 칼리메로는 자유와 역동성을 표현하며 WINTER 2022쇼를 열었다. 소지품을 자루에 담아 어깨에 걸쳐 매고 자유로이 다니는 이탈리아 만화 캐릭터인 칼리메로에서 영감을 받았다. 페이퍼 카프 레더로 된 55m 길이의 원통형 페투체를 엮어 만들었다. 버킷 실루엣을 단 한 번의 스티칭 없이 전부 수작업으로 엮어 냈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백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하나가 독특하다는 뜻이다. 전세계에서 이 핸드백을 만들 수 있는 장인은 매우 소수이다. 칼리메로는 럭셔리의 최정수를 보여주는 핸드백이다.
칼리메로는 마티유가 보테가 베네타의 시그니처인 인트레치아토를 어떻게 재해석해 발전시켰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이다. 다른 예로는 사르딘이 있다. 사르딘은 부드러운 레더 스트립을 인트레치아토 기법으로 엮어 만든 바디를 구조적인 핸들에 매치해 대조를 이루며 보테가 베네타의 헤리티지를 보여준다.”
―패션이 정치적인 목소리도 내는 시기이다. 장인 정신이나 지속 가능에 대해 논의한 지는 오래됐다. 이런 분야에서 진취적이고 진보적으로 활동하더라도 패션은 패션이라면서 사회운동가나 환경운동가 혹은 그러한 행보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요즘 시대에서 패션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트렌드라고 정하는 것은 사람들의 의견,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에 매우 중요하다. 이 영향력의 힘을 알기에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이런 관점에서 보테가 베네타의 임직원들은 지속 가능성, 문화적 옹호, 표현의 자유, 재치의 보존, 그리고 관심이나 주의가 필요한 것들이 목소리를 더하는 일에 오래도록 헌신해왔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통해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유산을 남기고 싶다. 우리 직원들이 최고의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사회에 족적을 남기고자 하는 정서를 공유했으면 한다. 우리 고객과 앰버서더들이 겉모습보다는 본질을 선호하고, 본인의 신념에 따라나서길 바라며, 우리의 커뮤니티가 선한 영향력을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하기를 바란다.”
①②③④⑤ 보테가 베네타 WINTER 2022 캠페인. 이번 컬렉션에서 보여준 ‘움직임(Motion)’과 ‘조용한 힘(Quiet Power)’을 강조해, 긴 호흡으로 포토그래퍼와 모델 사이의 관계 구축과 상호 작용을 통해 옷과 액세서리 각 각의 움직임, 경험 그리고 스토리를 41 장의 스틸 이미지와 무빙 이미지로 담아냈다. ⑥⑦⑧ 뉴욕의 상징적인 장소인 스트랜드 북스토어(서점)와 협업한 ‘스트랜드 토트(Strand Tote) 백. 총 3 가지 버전으로 뉴욕 보테가 베네타 소호 매장과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독점 판매된다. ⑨⑩ SUMMER 2023 컬렉션 쇼에서 극사실적인 실사 프린트된 플란넬 셔츠와 누벅 데님을 입고 런웨이에 오랜만에 모습을 비춘 전설의 모델 케이트 모스와 오프 숄더 자카드 드레스를 입은 대한민국 대표 톱 모델 선윤미.
―정치도 경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다. 소비 심리도 위축되거나 바뀔 수 있다. 그럼에도 보테가 베네타 제품을 사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고객이 더 자주 더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패션업계에서 우리는 다른 길을 걷고 있으며 책임감 있는 성장을 중시한다. 우리의 마음가짐은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하면서 교체의 필요성을 줄이고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다. 보테가 베네타의 컬렉션들은 타임리스하지만 현대적인 연관성을 지속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아이코닉 제품들이 트렌드를 초월하면서도 동시대적인 디자인 미학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브랜드의 장수(longevity)에 대해 다양한 계획과 목표가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달라.
“보테가 베네타의 비전은 창립자 중 한 명의 비전과 일치한다. 그는 보테가 베네타가 가장 품격 있고 세련된 럭셔리를 대표하길 바랐다. 지난 3년간 우리는 브랜드의 양적인 볼륨의 성장보다 질적인 가치의 성장에 집중해왔다.
전통을 존중하면서 현대적인 연관성을 발전시키는 정신은 우리의 DNA에 깊이 새겨져 있다. 또한 우리의 정직한 마음가짐이 장수와 지속 가능성을 이어 나가는 것에 강한 연결 고리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소재와 최상의 장인정신을 보존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담아 ‘Certificate of Craft(크래프트 인증서)’라는 이름의 새롭고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시대를 초월해 그 가치를 인정받는 타임리스한 제품을 다음 세대까지 걸쳐 착용할 수 있도록 하는 평생 보증 프로그램이다.”
―보증 서비스는 항상 매우 어려운 문제이며 직원들에 대한 오랜 교육도 필요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WWD와의 인터뷰에서 “We aim to be one of the few companies that provide lifetime warranty for products(제품에 대해 평생 보증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기를 지향한다)”고 말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좀 더 상세한 계획은?
“우리는 고객들에게 아름다운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보테가 베네타가 생각하는 럭셔리의 비전에 대한 시적인 내러티브를 더욱 강화하고 싶다. ‘크래프트 인증서’는 보테가 베네타의 아이코닉한 백에 대한 평생 보증이다. 우리의 우수한 기술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필요한 부분을 새로 고치고, 수리하고, 교체하며 가방의 생애를 함께할 것이다.”
―CEO로서 앞으로 좀 더 보여주고 싶은 보테가 베네타의 모습이 있다면?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이룬 것들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하우스는 강한 잠재력이 있다. 보테가 베네타가 지금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브랜드 중 하나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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