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상품 990 모델 출시 40주년 기념한 행사, 마치 힙합 공연장 보는 듯
입력 2022.09.30 09:57

처음엔 잘못 온 줄 알았다. 그다음엔 무슨 사건이라도 났나 싶었다. 명품 브랜드 팝업 존(zone)으로 유명한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더 스테이지’. 그동안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 팝업을 다녔지만 이렇게 사람 많은 팝업은 처음이었다.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린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뉴발란스(New Balance)의 ‘뉴발란스 MADE팝업스토어’. 스포츠 브랜드가 단독으로 팝업 매장을 전개하는 것도 이례적인데다, 럭셔리 브랜드의 전용 공간으로 알려진 ‘더 스테이지’에 대중 스포츠 브랜드가 입성하는 것도 처음이다. 구매자는 선착순으로 비표를 줬는데도 전국에서 뉴발란스 마니아들이 모이면서 빽빽한 사람 숲을 만들었다. 모인 이들의 스타일만 보면 마치 힙합 공연장 같았다. 한 소비자는 “구매하지 못하더라도 소장 가치 있는 제품을 가까이서 보고 만져보고 신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면서 “래플(추첨)에 성공해서 꼭 한번 품에 안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일에서 25일까지 서울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더 스테이지’에서 열린 ‘뉴발란스 MADE팝업스토어’. 뉴발란스 990 모델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으며, 뉴발란스 스니커즈 프리미엄 라인 MADE IN USA 디렉터 테디 산티스의 90년대 뉴욕을 기반으로한 빈티지 클래식 무드의 저택 라운지를 모티브로 삼았다. 테디 산티스의 콜라보레이션 모델인 990 V1, V2, V3부터 MADE USA UK라인을 선보여 MADE USA와 UK 클래식 헤리티지까지 담아냈다.
이번 팝업은 뉴발란스의 대표 상품 990 모델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선보였다. 뉴발란스의 990 모델은 1000점 만점에 990점이라는 의미로, 1906년 탄생한 뉴발란스의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에서 수작업을 통해 제작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들이 좋아해 ‘대통령의 운동화’로 불리기도 한다. 1982년 첫 출시 이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능 및 디자인을 보완하는 등 보다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장엔 스니커즈를 모으는 전문 컬렉터부터 뉴발란스 마니아 등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몰려들었다.
팝업 스토어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갈색 톤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뉴욕의 고급스러운 브라운스톤 저택 속을 그대로 따온 듯 카페트 위에 벽난로, 선반엔 컬러로 된 룩북과 흑백으로 된 각종 장인들의 사진이 마치 사진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신디 셔먼 같은 과감함 보다는 랄프 깁슨이나 비비안 마이어 흑백 사진전에 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또 가죽 소파 등은 고급 수제화를 신고 벗는 공간을 연상시킨다. 스니커즈인데도 마치 최고급 수제 의류나 맞춤형 구두 전문 매장에 온 듯한 느낌이다.
‘뉴발란스 MADE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김연아(사진 왼쪽)와 아이유. /뉴발란스 제공
이는 뉴발란스 스니커즈 프리미엄 라인 ‘MADE IN USA’의 디렉터 테디 산티스의 기획을 따랐다. 국내에도 마니아팬이 두터운 데디 산티스의 콜라보레이션 모델인 990 V1, V2, V3부터 MADE USA/UK라인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더욱 화제가 됐다. 1978년 시작된 뉴발란스의 ‘메이드’ 정책은 미국과 영국에서의 생산을 일컫는다. 해외 시장에서 싸고 빠르게 만드는 것과 비교해 미국에서 장인 정신을 고취시키며 빠른 고객 대응을 할 수있었다. 영국의 경우 수제화 전문 장인들과 맥을 같이 하며 1985년에는 찰스 왕세자가, 2004년에는 영국 여왕이 직접 수여하는 퀸즈 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최고 품질 제품을 고집하고 있다. 이러한 MADE USA와 UK 클래식 헤리티지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어 인기였다. 지난 20일엔 뉴발란스 우먼스라인 앰버서더인 김연아와 뉴발란스 글로벌 앰버서더인 아이유가 현장을 찾기도 했다.
국내에선 지난 2008년부터 이랜드월드가 국내 판권을 가져오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250억원이었던 매출은 2010년 1600억원, 2020년 5000억원으로 수직상승하더니 지난해에 6000억원을 넘기며 최대 매출을 썼다. 지난해엔 특히 992, 327, 530, 2002 등 뉴발란스의 여러 신발들이 사랑 받았는데 특히 530과 2002 시리즈는 이랜드 직원들이 국내 트렌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본사에 역으로 출시를 제안한 상품이다. 530 시리즈는 국내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누적 100만족 이상 팔렸다. 또 14년 만에 복각돼 출시한 992 시리즈는 ‘72가지 조각과 80가지 공정, 24.133분의 공수로 탄생한 992′ 등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과 ‘래플’ 발매 방식을 활용해 화제를 모았다. 국내 발매 5분 만에 품절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랜드 관계자는 “초창기부터 이랜드의 의류 디자인 능력과 탄탄한 영업력을 기반으로 신발뿐 아니라 의류까지 전개해 온 것이 더욱 인정받았고, 올 추세로 봤을 때 연매출 7000억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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