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문명·고대 예술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매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컬렉션”

“고대 문명·고대 예술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매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컬렉션”

입력 2022.06.16 10:41

바쉐론 콘스탄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Tribute to great civilisations·고대 문명에 대한 경의). 1755년 탄생한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이 지난 5월 말 선보인 Me[tiers d’Art(메티에 다르·전통 공예와 장인 정신을 담은 예술성의 요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은 말 그대로 현존 인간이 고대 문명에 대해 경의를 표할 수 있는 최대의 헌정을 작품을 통해 표한 극적인 현장이었다. 2019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의 파트너십부터 시작해 제작 과정이나 협의 방식, 이를 표현해내고, 선포하는 그 모든 면에서 360도 돌려봐도 빈틈을 찾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명을 배경으로 번영한 인간이 각종 충돌과 혼동의 장을 뚫고 결국은 해석·보존되고, 장인정신과 예술을 만나 후대를 위해 기록으로 남겨지는 경이로운 경의였다.
/바쉐론 콘스탄틴 제공
루브르 박물관과의 협의 끝에 선택된 4대 문명 마스터피스는 다리우스의 사자상 -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 (기원전 559년~330년), 타니스의 그레이트 스핑크스 - 고대 이집트 왕국 (기원전 2035년~1680년), 사모트라케의 니케 - 안티고노스 왕조의 헬레니즘 시대 그리스 (기원전 277년~ 168년), 아우구스투스의 흉상 -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의 로마 제국 (기원전 27년~기원후 68년)로 구성됐다. 당대를 대표하는 마스터피스가 박물관에서 숨쉬고 있는 동안 루브르 큐레이터 등과 바쉐론 콘스탄틴 메티에 다르 팀은 이를 영원한 시간 속에 옮겨 놓기로 한다. 단지 미니어처나 복제가 아닌, 과거 작품 속 소재, 원료 등을 발굴하고 상형 문자 등을 복원하며, 그에 어울리는 최선의 공예 기법을 동원해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선포식이 열렸던 파리 루브르 박물관 현장에서 만난 바쉐론 콘스탄틴의 크리스티앙 셀모니 스타일&헤리티지 총괄디렉터와 로랑 퍼브스 CCO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제품은 고대 문명과 고대 예술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디자인 측면에서 매우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며 현대적인 컬렉션입니다. 단순히 과거에 경의를 표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예술가들을 우리의 손을 통해 매우 현대적인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지요. ‘메티에 다르’ 분야는 운 좋게도 우리가 200여년 넘는 역사 속에 특히 잘 해왔던 분야입니다. 특별한 메시지를 남겨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계 제작 기술 뿐만 아니라 메티에 다르 분야에서도 영구적인 탐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개 현장은 루브르 박물관이 문을 닫는 화요일을 택해 전 세계 일부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루브르 박물관에 보존 중인 작품 옆에 제품이 이날 단 하루 함께 설치 돼 작품으로 남게 된 이유 등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42mm가 담고 있는 예술 그 자체였다. 4대 문명을 대표하는 제품은 테마당 각각 5피스씩 한정수량으로 제작된다. 바쉐론 콘스탄틴 공식 홈페이지 등 전세계 온라인을 통해 공식 발표된 지난 5월 24일 당일에만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구매 문의가 몰아쳤다고 한다. /파리=최보윤 편집국 문화부 차장
■ 타니스의 그레이트 스핑크스
/바쉐론 콘스탄틴 제공
‘부조’라는 것을 특히 잘 볼 수 있는 작품. 스핑크스의 머리를 표현한 조각된 골드 아플리케(바탕위에 다른 무늬 등을 오려 붙인 것)를 작업한 인그레이버(새기는 사람)는 얼굴을 작업하는 것 외에도 작은 공간 안에 커다란 수염을 붙여야 했다. 마스터 장인은 얇은 두께의 플레이트에 파운싱(선으로 그린 소묘를 다른 화면으로 옮기는 방법) 장식 기법으로 양각 작업을 했고, 토치 램프와 수공으로 파티나 효과를 더해 깊이감을 강조했다. 메인 다이얼은 가마에서 6번의 소성(燒成·구워 만드는 것) 과정을 거친 후 블루와 블랙 에나멜이 혼합된 깊은 색상의 에나멜로 제작됐다. 다이얼 장식은 고대 이집트의 미라의 관에 묘사된 네크리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22대 왕조 시대에는 망자가 된 미라는 여러 겹으로 접착하고 치장 벽토를 바르고 그림을 그린 천으로 감싸거나 관에 넣어졌다고 한다. 네크리스는 외부 프리즈가 오래돼 보이도록 내포물이 포함된 샹르베 에나멜링 기법으로 재현된 꽃잎으로 장식돼 있고, 네크리스 아래에는 샹르베 에나멜링 기법으로 완성된 양의 머리를 한 날개 달린 매가 등장한다. 날개의 깃털이 다이얼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균형감이 관건. 눈길을 사로잡는 건 골드 아플리케가 장식된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타니스 스핑크스의 카르투슈의 상형 문자가 금속화 방식으로 인그레이빙돼 있다. 람세스 2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파라오 메르넵타(기원전 1213년~1203년)의 이름을 표시한다. “이집트 상류 및 하류의 왕 바-엔-라-메리-아몬 Ba-en-Ra-mery-Amon. 마아트에 만족한 라 메르넵타 Ra Merenptah의 아들,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다.”
■ 다리우스의 사자상
/바쉐론 콘스탄틴 제공
루브르 방문객을 맞이하는 첫 번째 안뜰에서 볼 수 있는 작품. 다리우스 궁전의 몇 안 되는 장식 요소 중 하나다. 페르시아 궁전의 도상학에서 중요한 부분이었고, 그 이전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 궁전의 도상학에서도 마찬가지. 왕실의 동물이자 신성함의 상징인 사자는 페르시아 군주와 그 이전의 아시리아 군주를 위한 이러한 유원지나 사냥터에서 빈번하게 발견됐다. 사자가 두드러진 프리즈(frise·장식)는 왕권의 선언을 의미했다. 석회 모르타르와 결합된 유약 처리된 규질 벽돌로 제작된 이 장식은 사실주의와 강력한 양식화가 결합된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예술의 마스터피스를 잘 보여준다. 제품에선 동물의 갈기의 근육과 털을 고급스럽게 양식화하여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도전 과제. 워치 페이스는 벽에 부착된 유약 처리된 벽돌 장식에서 영감을 받았고, 이를 위해 장인들은 스톤 마르퀘트리(marquetry·나무표면에 꽃이나 자연형태들을 디자인하여 상감세공(象嵌細工)한 것) 기법을 택했다. 사실적인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모양과 사이즈가 다른 69가지 마르퀘트리 부품을 얻기 위하여 세 번 연속된 주문이 필요했다. 모델과 비교하여 훨씬 더 밝은 컬러의 스톤이 음영이 사라지기 전에 원래의 의도대로 프리즈의 모양을 재현했다. 여러 도전과 시도, 고려 끝에 터콰이즈(터키석)와 노란 모카이트(mochaite·호주 재스퍼라 불리며 호주 원주민이 치유의 돌로 사용했다고 한다. 수정의 일종) 재스퍼(jasper·벽옥·碧玉. 흔히 아는 옥 종류가 아닌 불투명한 수정을 뜻함)를 이용했다. 다이얼을 둘러싼 프리즈는 다리우스 궁전의 또 다른 유명 작품인 궁수 장식에서 영감을 얻었다. 삼각형의 병렬 배치로 구성된 이 장식은 인그레이빙 메탈과 ‘오래되어’ 보이는 내포물이 포함된 샹르베 에나멜링 기법으로 제작됐다. 사파이어 크리스탈에 금속화 방식으로 인그레이빙된 문자 장식은 고대 페르시아어로 새겨진 명판에서 가져온 것으로, 다리우스가 집권해 처음 작성한 것 중 하나다.
/바쉐론 콘스탄틴 제공
■ 아우구스투스의 흉상
/바쉐론 콘스탄틴 제공
아우구스투스 흉상을 재현한 조각된 골드 아플리케는 흉갑과 함께 피불라로 고정되어 늘어진 망토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오크 화관이 장식된 곱슬 머리를 반영했다. 다이얼 중앙은 블루 그린 컬러로 에나멜 처리됐고, 주변은 스톤 마이크로 모자이크 기법으로 장식됐다. 이 기법은 이스라엘 로드 Lod에서 발견된 유명한 4세기 모자이크로, 다이얼 주변의 장식 모티프의 영감이 됐다. 장인들에게는 작고 단단한 스톤 조각의 위치를 배치하고 부착하면서 오류가 발생하면 베이스로 사용되는 그랑 푀 다이얼을 다시 에나멜링 처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 마이크로 모자이크를 구성하는 데는 퀄사이트, 카콜롱, 듀모티에라이트, 모카이트, 레드 재스퍼, 그로슐라, 레드 어벤추린 등 등 7가지 이상 다양한 유형의 스톤 총 660개가 사용됐다. 가마 소성 과정을 거쳐 완성된 파티나 효과가 특징. 아우구스투스 흉상이 새겨진 사파이어 크리스탈에 인그레이빙된 라틴 문자는 루시카다 시티(알제리의 스킥다)의 지니어스(신의 수호자)에게 바치는 헌정에서 가져왔다.
■ 사모트라케의 니케
/바쉐론 콘스탄틴 제공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은 뱃머리에 서 있는 여신을 묘사한 작품. 화이트 파리안 대리석 조각의 기교와 그 구조의 독창성으로 헬레니즘 시대의 완벽한 마스터피스를 대표합한다. 원작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페르가몬 Pergamon(기원전 180년 - 160년)의 제우스 대제단을 장식하는 거인의 싸움 프리즈의 조각을 연상시키는 기법을 사용했다. 다리 사이로 깊은 주름을 만들어 흘러내리는 커다란 패브릭이 바람에 날리는 조각상의 휘장은 절묘하고 중요한 모든 요소를 재현해야 하는 인그레이버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 메인 다이얼 중앙은 완성하기 매우 어려운 브라운 컬러로 에나멜 처리돼 있다. 실제로 더 이상 제작되지 않는 진귀한 에나멜 혼합물을 가마에서 6번 구워 냈다. 다이얼 주변은 두 개의 그리스 화병의 장식 프리즈를 묘사한 그리자이유 에나멜링 기법으로 완성됐다. 다이얼은 양각으로 조각된 기원전 1세기의 대리석 마스터피스인 페르가몬 화병에서 영감을 얻어 라인 인그레이빙 기법을 사용해 장식된 골드 프리즈로 둘러싸여 있다. 승리의 아플리케가 장식된 사파이어 크리스탈에 금속화 방식으로 인그레이빙된 고대 그리스 문자는 사모트라케에서 발견된 서기 2세기의 봉헌비에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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