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로의 일탈… 247년 브레게의 도전과 실험정신이 빛나다
입력 2022.04.11 09:41 | 수정 2023.06.02 15:44

5557-마린 오라문디

브레게에서 새롭게 선보인 ‘마린 오라문디 5557BR’. 브레게의 대표적인 ‘마린’ 컬렉션에 메모리 기능을 탑재한 ‘듀얼 타임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때론 가끔 ‘마법’을 부려보고 싶을 때가 있다. SF 소설의 대가(大家) 스티븐 굴드의 ‘점퍼’(1992) 주인공처럼 순간 이동으로 미지의 곳을 탐험해 본다거나, 마블 히어로 영화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가 쓰던 ‘슬링 링’(다른 차원의 문을 여는 도구)을 손에 끼고 원을 그려 어디든 가보고 싶기도하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이동이 제한적일 때 더욱 생각나는 마법이기도 하다. 일을 하다 지쳐 한발짝 걸을 힘도 없을 때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 바로 집 침대 위로 가고 싶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있을 법한 ‘순간 이동’이 손 위에서 마법처럼 일어났다. 1775년 탄생한 스위스 최고급 시계 ‘브레게’(Breguet)에서 새롭게 선보인 ‘5557-마린 오라문디(Hora Mundi)’를 통해서다. 사람의 몸이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시곗 바늘이 AI(인공지능)처럼 시간을 계산해 다른 지역 시간으로 순간 이동한다. 마법 같은 일이 브레게의 축적된 기술력으로 가능해졌다. 말하자면 ‘과학이라는 마법’을 부렸달까. 뚜르비용을 비롯해 복잡 시계의 상당 기능을 발명한 창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시계의 역사를 다시 썼듯, 브레게의 탁월한 도전과 실험 정신은 247년이 지난 지금도 찬란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 왼쪽)마린 오라문디 5557BR. 로즈골드 케이스 제품. (오른쪽)마린 오라문디 5557BB. 화이트골드 케이스 제품.
◇브레게 매뉴팩처, 새로운 세계로의 일탈을 꿈꾼다.
‘5557-마린 오라문디’는 마린 컬렉션에서 오라문디 모델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탁월한 기술적 요소와 미학적 디테일이 어우러지는 타임피스의 결정체다. ‘세계 시간’을 뜻하는 ‘오라문디’는 창립자인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스위스와 프랑스를 넘어 동유럽·미국까지 교류했던 광범한 여행을 기념해 탄생했다. 2011년 세계적인 시계 박람회인 ‘바젤 월드’를 통해 공개한 ‘클래식 5717 오라문디’가 그 첫 발이다. 3년간 개발 과정을 통해 완성한 제품으로, 푸쉬 버튼 한번만 누르면 시계 바늘이 즉각 다른 지역의 시간을 계산한다. 일명 인스턴트-점프 타임존 디스플레이. ‘순간 점프’로 다른 지역의 날짜와 정확한 시간까지 알려주는 것이다. 기계식 시계로는 세계 최초다. 특히 오라문디의 무브먼트는 사용자가 첫 번째 도시, 시간 및 날짜, 두 번째 도시를 설정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시계와는 차별된다.
즉각적인 시간 전환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시계에서 첫 번째 도시의 시간과 날짜를 선택한 다음 두 번째 도시를 설정한다. 즉 첫 번째 도시의 시간과 날짜를 설정하면, 두 번째 도시를 지정 후 이동했을 때 표준 시간대의 시간과 날짜가 자동으로 계산되는 것!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수성이기도 하다. 시계 메커니즘이 캠, 해머, 일체형 차동 장치(회전할 때 안전성을 확보해주는 장치)로 구성된 기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시간과 날짜를 계산한다.
역시 인스턴트 점프 기능을 탑재한 ‘5557-마린 오라문디’는 클래식의 우월한 장점은 발전시키고, 마린의 미학은 극대화했다.
개발 기간만 3년. 특허 받은 4개의 기술을 보유한 이 기계식 시계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특별한 디자인의 듀얼 타임 디스플레이. 메모리 기능을 탑재한 듀얼 타임 디스플레이로 즉각적 시간 전환이 돋보인다. 이러한 기술적 요소는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브레게 특유의 선구자 정신과 창의성, 끊임없는 도전이 바탕이 됐다. 이 놀라운 기술은 푸셔와 크라운을 통해 함께 작동한다.
푸셔를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지구 반대편까지 단숨에 이동! 그동안 시계가 단 한 순간도 정확성을 잃지 않는게 브레게만의 비법이기도 하다. 마법 같은 일이 치밀한 과학을 통해 실현된 것이다. 사용자가 설정해둔 두 시간대에 따라 순식간에 다이얼 상의 시간과 날짜, 도시명을 변경하여 표시하는 브레게의 특허 받은 메모리 기능을 통해 이 마법같은 일이 실현된 것이다.
마린 오라문디 5557BB. 사진은 러버 스트랩(시곗줄) 제품. 이 외에도 가죽 스트랩, 골드 브레이슬릿 등이 있다. 100m 방수. 55시간 파워리저브.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시각적 효과
‘5557-마린 오라문디’를 마주하는 순간 지구를 손에 얹은 듯한 느낌이다. 대륙과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니 요즘 말로 ‘가슴이 웅장해’진달까. 브레게의 상징적인 컬렉션 중 하나인 마린 라인은 우아하면서도 스포티한 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거기에 신기술이 도입됐으니 시계 애호가를 몸닳게 할 수 밖에.
시계 다이얼에 새겨진 디자인은 해양 시계 발전에 크게 일조한 창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를 되새긴다. 뛰어난 과학자이자 기술자였던 그의 혁명적인 공헌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린 오라문디의 기술적 깊이와 미학, 역사성을 조금 쉽게 헤아릴 수 있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1775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설립한 초기 20년 동안 크로노미터 연구 개발에 집중했다. 바다에서의 경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노하우를 비롯해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탁월함을 인정한 프랑스왕 루이 18세는 1815년 프랑스 왕정 해군 공식 크로노메이커로 임명했다. 브레게에서 ‘마린’은 브랜드 DNA를 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557-마린 오라문디’를 대면하는 순간, 기술이 예술로 재해석되는 경이를 맛보게 한다. 다양한 소재 조합과 다층적인 플레이트 구조로 완성된 다이얼은 손목 위에 매혹적인 자태로 전 세계를 펼쳐 보이는 것. 첫 번째 골드 베이스에서는 수공 기요셰 기법으로 완성된 파도가 대륙의 해안가를 부드럽게 두드린다. 심해를 옮겨온 듯한 어비스 블루(abyss blue·진남색에 가까운 짙푸른 색상) 컬러로 단장한 선버스트(sunburst·주변 짙은 색에서 중심 부분으로 갈수록 색이 흐려지는 스타일) 다이얼 베이스는 파도 모티브가 끝없는 왈츠를 추는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여기에 사파이어 소재의 플레이트에 자리잡은 메탈 소재의 자오선 디테일, 가로 방향의 새틴 브러싱 작업을 거친 대륙 디테일, 메탈릭 터콰이즈(터키석색)로 경계선을 그려낸 해안선 디테일로 완성한 대륙 묘사 방식도 독특한 효과를 연출하는 데 일조한다. 마지막으로 바깥쪽 플랜지(flange·부품의 보강을 위하여 원기둥 위에 둘러 붙인 자루)는 다이얼에 자리잡은 다양한 요소를 지지해 준다. 특히 사파이어가 매우 섬세하기 때문에 사파이어 플레이트에 외부 플랜지를 고정시키는 것은 굉장히 정교한 작업. 오랜 기술력과 시간을 요하기 때문에 이를 완성시킨 것은 큰 성과다. 다양한 처리를 거쳐 마침내 섬세한 장인 기술이 돋보이는 디자인과 표면이 탄생한다.
(사진 왼쪽)1822년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제작한 마린 크로노미터 No. 3196. (오른쪽)브레게 마린 크로노미터 설계 도면 아카이브.
◇디테일이 진귀한 ‘명품’을 가른다
브레게는 다이얼의 각 인디케이터(표시)가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가독성이 뛰어나다. ‘고급스러운 매력은 디테일 속에 있다’는 브레게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워와 미닛 핸즈(시간과 분을 나타내는 시계 바늘) 뿐 아니라 아워 마커에도 야광 소재를 사용해 밤에도 가독성이 뛰어나다. 4시 방향에 위치한 태양과 달 모티브는 수공 해머링(손으로 두드리기) 처리를 거쳐 실제 태양과 달을 그대로 재현해 냈으며 태양은 선명한 빛을 발하는 로즈 골드, 달은 로듐 도금 처리로 완성되어 그레이 컬러와 함께 신비로운 빛을 자아낸다. 12시 방향의 날짜 인디케이터는 다이얼 창 아래에 기발한 방식으로 배치된 추가 레트로그레이드 핸드(해당구간을 끝까지 이동한 후 원점으로 복귀하는 기능) 쿼츠도가 특징. 섬세하게 곡선 처리된 ‘U형’ 팁은 날짜 인디케이터를 감싸고 있다. ‘U형’ 팁엔 브루야지(brouillage)라고 불리는 고대 워치메이킹의 장식 기법이 적용됐다. 무광 및 유광 효과로 섬세한 마감을 연출한다. 절제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시간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 다양한 타임 존에 해당하는 도시의 이름은 6시 방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창 위에 표시되는 메탈 소재의 닻은 지금 현재 시간을 확인하고 싶은 장소를 가리킨다.
해머로 두드려서 만든 두개의 디스크가 연결된 낮/밤 인디케이터.
배의 닻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도시 인디케이터.
◇기술과 예술의 응집체인 독특한 무브먼트
화이트 또는 로즈 골드로 만나볼 수 있는 직경 43.9mm의 케이스에는 칼리버 77F1이 탑재돼 있다. 그 밸런스 휠은 4Hz로 진동한다. 셀프 와인딩 기계식 무브먼트에 탑재된 이스케이프먼트는 부식과 마모에 모두 강한 이점을 지녔다.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소재인 실리콘으로 제작됐다. 칼리버 77F1는 듀얼 타임 존 메커니즘을 위한 특허받은 추가 모듈, 세컨드 타임 존 디스플레이, 프로그래밍 및 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기계식 메모리 휠과 포인터 타입 낮/밤 디스플레이라는 독특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55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갖춘 탁월한 메커니즘은 코트 드 제네브(Côtes de Genève), 기요셰, 스네일 마감으로 우아하게 장식한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전 세계를 여행할 준비를 맞춘 새로운 마린 오라문디는 가죽 스트랩, 러버 스트랩, 또는 골드 브레이슬릿으로 출시된다.
조타 핸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마린 오라문디 5557BR 버클.
마린 오라문디 5557BR 케이스백.
◇브레게가 브레게했다! 진화하는 마린 컬렉션
브레게는 마린 크로노메트리에 역사적인 기여, 그로 인해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 현 시대에 맞추어 진화하며 발전된 기술력으로 혁신적인 진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1990년 마린 컬렉션이 출시된 지 몇 년 후, 브레게는 크로노그래프와 월드타임 기능도 선보였다. 그리고 마린 컬렉션의 현대적 화신은 그로부터 몇 년 후인 2005년 5817 라인과 함께 탄생했다. 브레게는 5817 라인에 마린 컬렉션 최초로 스틸 소재와 함께 러버 스트랩을 장착해 보다 스포티하고 대담하며 현대적인 디자인을 선 보였다. 대형 날짜 표시창 또한 5817 라인을 통해 최초로 시도 됐다. 오늘날 마린 컬렉션의 모델은 GMT, 투르비용, 균시차 등 다양한 컴플리케이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정통성과 혁신의 균형의 미를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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