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앤코 TIFFANY & CO.

태양을 맨눈으로 바라보는 게 가능하다면, 이런 찬란함 아닐까. 모두가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존재가 눈앞에 펼쳐질 때,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눈을 감아버릴 것만 같다. 어떤 형용사를 가져와도 표현해내는데 부족해 보인다. ‘dazzling’(눈부신)이란 단어 뜻을 몰랐다 하더라도,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그 이미지가 단박에 머릿속에 그려질 것 같다. 그저 눈부신 정도가 아니라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한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니 말이다.
빛보다 더 눈부신 빛이 존재한다면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발산하는 빛이 아닐까. 세계에서 가장 희소한 가치의 정교한 팬시 옐로우 다이아몬드로 손꼽히는 ‘티파니 다이아몬드(The Tiffany Diamond)’. 티파니가 8세대 전에 탄생한 이래 쌓아온 최고의 품질과 장인정신을 완벽하게 잘 보여주는 상징이다.

◇‘다이아몬드의 왕’이 탄생하다.
1837년 탄생한 티파니의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웨딩 링 디자인의 근간이 된 전설적인 ‘티파니 세팅’을 탄생시킨 주인공. 1886년 처음 개발된 티파니 세팅은 라운드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를 밴드 위로 들어 올려 다이아몬드가 빛을 받을 수 있도록 섬세한 6 프롱 세팅을 적용했다.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1800년대 프랑스 왕관에 세팅된 보석을 비롯한 최상급 유럽 보석을 수집해 세계 각국의 매우 희소한 가치를 지닌 보석들을 미국 대중에 소개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1877년 남아프리카의 킴벌리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287.42 캐럿 규모의 다이아몬드 원석이 발견되자 이듬해에 이를 매입한다.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다이아몬드의 왕’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하다. 이후 티파니는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 전문 기업으로 부상한다.

단순히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존에 감히 시도하기 어려웠던 연마 작업이 더해졌다. 파리로 운반된 다이아몬드 원석은 티파니의 수석 보석학자인 조지 프레드릭 쿤츠 박사의 감독 하에 커팅 작업을 거쳐 진정한 장인정신의 진수를 보여준다. 전통적인 58 파셋의 브릴리언트 컷에 비해 24 파셋이나 많은 82 파셋을 가진 128.54 캐럿의 쿠션컷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로 새롭게 태어난 것. 보석계는 물론, 문화사에 남을 만큼 그야말로 획기적인 작업이다. 원석은 너비만 해도 1인치가 넘고 높이는 7/8인치에 달했다. 크기보다는 원석 본연의 아름다움과 화려한 광채를 이끌어내기 위해 커팅했다. 티파니의 보석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다시한번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 덕분에 다이아몬드는 안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듯 화려하게 빛날 수 있었다.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콜롬비안 박람회’, 1901년 뉴욕 버팔로에서 열린 ‘범미국 박람회’, 1933~34년 시카고에서 열린 ‘진보의 세기 박람회’, 1939~40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 등 최대 규모의 세계 박람회에서 수많은 상을 거머쥔 티파니 전시를 대표하는 전시품이었다. 그 뒤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1971년 남아프리카 킴벌리에서 열린 드비어스 100주년 기념 행사, 1986년 런던 티파니 매장 재개장, 1996년 도쿄 티파니 매장 재개장, 2006년 런던 서머셋 하우스에서 열린 “Bejewelled by Tiffany” 전시회 등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오드리 햅번·레이디 가가…티파니 다이아몬드의 여신들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지금까지 총 3회에 걸쳐 티파니의 뉴욕 5번가 플래그십 스토어의 쇼윈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1955년 연말 시즌, 티파니의 전설적인 윈도우 디자이너 진 무어의 창의력이 보는 이를 매혹시켰다. 골드 와이어로 만든 공중에 떠 있는 천사의 손에 올려진 모습으로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전시했다. ‘마법’이라는 찬사가 연이어 달렸다. 그도 그럴 것이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길 건너편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감탄이 절로 터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착용한 여성은 단 네 명. 티파니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이들은 오드리 햅번과 레이디 가가에 대해선 바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한다면, 1957년 당시 사교계 명사였던 매리 화이트하우스가 로드 아일랜드 뉴포트에서 열린 티파니 볼에서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화려한 목걸이를 착용한 바 있다. 그다음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듯,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홍보 촬영을 위해 배우 오드리 햅번이 착용했다. 전설적인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가 디자인 한 다이아몬드로 둘러싸인 리본 로제트 네크리스(Ribbon Rosette Necklace)였다. 쟌 슐럼버제는 자연에서 주로 영감을 얻어 스케치를 했고, 이를 토대로 좀 더 세밀한 밑그림을 그려 환상적인 주얼리를 자유롭게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에서 전시된 ‘티파니 홀리데이 팝업’ 속 크리스마스 트리로 다시 한 번 이름을 알린 슐럼버제. 그 유명한 ‘바위 위에 앉은 새(Bird on a Rock)’를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올려진 디자인으로 구상한 스타 중의 스타다. 1995년 파리의 장식 미술관에서 열린 슐럼버제 회고전에서는 실제로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모습으로 작품이 전시됐다.

2012년 티파니는 175주년을 기념해 이 전설적인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총 100캐럿이 넘는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네크리스에 센터스톤으로 세팅하여 공개했다. 1년간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 네크리스는 그 뒤 도쿄, 베이징, 두바이, 뉴욕에서 열린 티파니 175주년 기념 행사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 본래의 자리인 맨해튼의 5번가 매장 중앙층으로 돌아온 목걸이는 다이아몬드 원석과 이에 담긴 위대한 레거시를 널리 알리며 티파니 다이아몬드의 새로운 시대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드디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이디 가가가 착용했고, 총 80 캐럿이 넘는 16개의 쿠션컷 다이아몬드와 총 15캐럿이 넘는 46개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가 장식됐다. 당시 ‘스타 이즈 본’ 영화로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레이디 가가는 그녀의 진정한 스타성 못지않게 별보다 눈부신 티파니 다이아몬드 향연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티파니가 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가.
티파니의 다이아몬드가 더욱 특별한 건 ‘다이아몬드의 왕’ 답게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윤리적 채굴은 기본, 혁신적인 장인정신은 티파니를 지탱하는 근간이 된다. 무엇보다 티파니의 다이아몬드로 선택되는 것부터 까다롭다. 전 세계 보석학적으로 감정되는 제한된 수량의 다이아몬드 중에서도 오직 0.04%만이 티파니의 엄격한 기준에 부합되기 때문. 동시에 보편적인 다이아몬드 평가기준인 4C - 투명도(Clarity), 중량(Carat), 컷(Cut), 색상(Color) - 외에도 ‘외관(Presence)’이라고 부르는 추가적인 품질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티파니 만의 특별한 기준에 따른 컷의 정확성과 대칭, 폴리싱의 정도를 포함한다.

이러한 조건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다이아몬드의 광채와 전체적인 외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최첨단 워크샵에 1500명이 넘는 커팅 및 폴리싱 전문가를 고용해 원석을 가공한다. 티파니는 주얼리 브랜드 중 유일하게 최첨단 시설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보석학자들로 구성된 자체 감정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 표준화 기구인 ISO 9001로부터 인정받은 자체 감정소에서 엄선된 다이아몬드는 광채의 극대화를 위해 원석의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며 정교히 커팅된다.

광채는 다이아몬드 웨딩 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다이아몬드 각 면의 정확한 배열과 커팅은 다이아몬드 광채를 극대화 시키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티파니는 크기에 앞서 광채를 극대화하기 위해 원석의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수차례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티파니 다이아몬드에는 완벽한 품질을 보증하는 ‘티파니 다이아몬드 증서’가 주어진다. 타 감정서와는 달리 고객이 구입한 티파니 다이아몬드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다이아몬드에 대한 티파니의 권위와 고객에 대한 평생의 약속을 담고 있다. 티파니는 최고의 장인 정신은 윤리적 채굴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채굴되는 순간부터 고객의 손에 도달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알리고 공유한다. 신뢰할 수 있는 광산 및 산지를 통해서만 원석을 공급받는다.

◇전설의 티파니 다이아몬드, 서울에 상륙하다.
지난 2월 22일 서울은 그 자체로 전설이 됐다. 국내 VVIP를 대상으로 한 ‘옐로우 이벤트: 옐로우 이즈 더 뉴 블루 (Yellow Event: Yellow is the New Blue)’ 하이주얼리 행사를 통해서다. 27일까지 서울 ST송은빌딩에서 열린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128.54캐럿 ‘티파니 다이아몬드 (The Tiffany Diamond)’가 국내 상륙한 것. 샛노랗게 전시된 전시장은 사람들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했다. 티파니의 상징은 분명 ‘티파니 블루’지만 이날 만큼은 ‘옐로우’가 시야를 모두 장식했다. 티파니 블루의 신비롭고 청초하며 순수한 정신은 옐로우를 만나 스스로 빛나는 것의 위대함을 일깨우게 했다. 축적된 장인 정신과 최고의 것을 만들어내려는 순결한 희망이 빚어낸 빛이었다. 전설의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오늘날까지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희소한 가치의 엘로우 다이아몬드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한 ‘전설’의 외출은 해외 매체들도 들썩이기 충분했다. 그 자체로 역사의 현장이었으니까.

이 밖에도 이번 행사에서는 총 140여개의 하이주얼리 피스를 선보였다. 그 중 하나가 ‘바위 위에 앉은 새’ 브로치. 혁신과 유산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완벽히 조화시키는 브랜드의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강렬한 컬러의 12.40 캐럿 옐로우 다이아몬드가 센터스톤으로 세팅됐다. 짐작하듯, ‘바위 위에 앉은 새’ 브로치는 티파니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가 1960년대 탄생시킨 작품이다. 반세기 전부터 오늘날까지 가장 상징적인 창조물로 칭송받고 있다. 또 21.39캐럿 페어 쉐입 팬시 인텐스 옐로우 다이아몬드 센터스톤을 중심으로 총 65캐럿의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정교히 세팅된 네크리스, 옐로우, 블루, 핑크 등 총 18개의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네크리스, 8.58캐럿 모디파이드 브릴리언트 팬시 비비드 옐로우 다이아몬드 링, 슐럼버제 프린지 다이아몬드 네크리스와 쿠퍼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릿 등 평소 국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다양한 티파니 하이주얼리 작품들을 선보였다. 최근 들어 서울이 문화계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뜨거운 태양빛보다 더 찬란한 티파니의 여정은 서울을 샛노랗게 물들이며 문화 허브로서의 미학을 한층 더 높게 끌어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