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에서 영감 받은 역발상 공간
눈으로 보는 디자인 건축여행
WGNB의 ‘솔드아웃’ 쇼룸

상업 공간이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한 곳이었던 시대는 지났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거래하고, 사람들의 ‘경험’을 충족시키는 공간이다. 이전엔 어떤 물건을 들여놓고, 어떤 방식으로 진열할까가 중요했다면, 이젠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관심을 끌게 해야 차별화된다.
그 개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 중 하나가 최근 서울 성동구에 자리잡은 ‘솔드아웃’ 쇼룸. 지난해 연간 거래액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인기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무신사’가 선보이는 곳이다. 솔드아웃은 한정판 제품을 구비한 온라인 마켓 플랫폼이다.




온라인을 통해 MZ세대를 사로잡은 그들이 오프라인 ‘쇼룸’이라는 역발상을 내놓았다. 전시장 역할도 하기 때문에 마니아에겐 ‘인증샷’을 유발하는 그 자체로 ‘박물관’인 셈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WGNB(대표 백종환)에서 디자인한 공간으로, 프리미엄 와인을 보관하는 와이너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일명 ‘슈즈너리’다. 한정판 상품을 직접 검수하고 인증하며, 포장하고, 전시·보관하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희소성 있는 제품을 다루는 만큼 고급스러움과 미래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백종환 대표는 교보문고,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 챕터원 한남 등을 디자인하며 공간에 브랜드를 담은 주인공.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 집도 그의 디자인 작품이다.
발상의 전환을 이룬 WGNB의 솔드아웃은 지난해 말 한국실내건축가협회가 주관한 ‘제 38회 골든스케일베스트디자인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1980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골든스케일베스트디자인어워드’는 국내 실내건축디자인계에선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꼽힌다. 그 외에 협회상은 ‘의림여관’(백에이어소시에이츠·대표 안광일), ' 분당야탑청소년수련관_풋’(㈜문화공간어쏘시에이트·대표 최동욱), 가정집 주거공간인 ‘ZIP 3101 타임리스 모더니즘’(SUPER PIE DESIGN STUDIO·대표 박재우), 힐링 공간으로 오는 27일까지 전시되는 섬세이 테라리움(논스페이스·대표 신중배), 안경 전문점 ‘oror’(㈜공상플래닛·대표 김경목), 음식점 ‘해물대포 남작’(㈜공상플래닛·대표
김경목)이 수상했다. 또 이번에 신설된 젊은 작가상은 ‘AHC SPA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의 ㈜플라이밍고(대표 김준호, 황지연)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