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케이, 겐조 2022 가을겨울 컬렉션에 한국 유일 참석

“화려하게 파티를 수놓는 칵테일도, 도시를 마비시킬 정도로 언제나 화제의 중심이었던 K팝 스타들도 없는 고요함 속에도 패션 시계는 쉼없이 돌아간다.” 미국 보그 비즈니스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2 가을겨울 남성패션위크를 두고 쓴 평이다. 일상을 회복하려는 듯 보이면, 얄궂게도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하곤 했다. 회복과 멈춤의 반복. 일상의 가치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 일상마저도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려고 한다.

조금씩 회복을 보이는 오프라인 패션쇼에선 일상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메타버스’를 패션으로 구현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쇼 중에 하나가 바로 프라다 남성쇼. 최근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2022년 가을/겨울 프라다 남성복 패션쇼 스테이지를 위해 AMO에서는 폰다 지오네 프라다에 쇼 스페이스를 현실과 영화(공상과 허구) 가 공존하는 공간을 제작했다. 또 무대를 묘사하기 위한 중간 매개 역할로 10명의 할리우드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무대에 섰다.
일은 현실에서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구성요소이고, 일상에서 늘 착용하는 유니폼의 새로운 개념과 중요성을 부여한다. 패션쇼의 이상과 공상 그리고 환상적인 미학 속으로 현실과 겹쳐지는 것이다. 위계질서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의복, 현실의 유니폼, 존경과 가치의 표시로 귀한 가죽과 실크 테크놀로지로 재구현된 존엄성을 제안하는 것이다.
돌체앤가바나 FW22 남성 컬렉션 역시 공존하는 두 우주를 담고 있었다. 첫 번째 우주는 현재 미국 힙합씬에서 가장 잘 알려진 래퍼 중 한 명인, 머신 건 켈리와 함께한 선보인 음악세계가 그 우주를 내포하고 있으며 또 다른 우주는 현실의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팽창하는 가상 세계 ‘메타버스’이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펑크, 이모(emo), 얼터너티브 음악을 자유자재로 믹스하여 선보이는 아티스트 머신 건 켈리의 라이브 공연으로 시작된 이번 런웨이는 현재 세계의 기술, 새로운 세대 그리고 ‘메타버스’를 아우르는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해체주의를 연상케 하는 오버사이즈 코트, 수트와 같은 원단을 사용하여 실루엣과 룩에 일체감을 주는 셔츠, DG 로고가 돋보이는 네오프렌 트랙 수트 등 새로운 프로포션과 디자인의 룩들이 등장했다. 특히 돌체앤가바나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이번 쇼에 등장하는 모든 퍼를 에코퍼로 사용하기도 했다.

실비아 벤투리니의 펜디는 ‘포멀(격식)’을 우아하게 재해석했다. 사토리얼이 지닌 비유적인 의미를 이리저리 변형한 끝에 전형적인 디자인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이고 유쾌한 스타일로 거듭난다. 여기에 전통적인 패브릭과 직조 디테일로 손꼽히는 비쉬(Vichy) 체크 트위드와 하운즈투스 수트 소재, 새틴 턱시도 트리밍, 스트라이프 실크 자카드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연출됐다.
제냐도 현대의 스타일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며 야외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입을 수 있는 포멀리티에 관한 앞선 생각을 제시했다. 트라페제 코트, 울 소재의 립스탑 아노락, 단독으로 혹은 블레이저와 착용 가능한 가죽 셔츠, 그리고 아우터로 착용할 수 있는 풀오버와 두꺼운 점퍼처럼 형태와 기능을 겹쳤다.

‘격식’과 ‘일상’ 속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한창 받은 건 아티스트 식케이(Sik-K). 식케이는 최근 진행된 파리 패션위크의 겐조 2022 가을, 겨울 컬렉션에 칸예 웨스트, 줄리아 폭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퍼렐 윌리엄스 등 세계적인 유명인사들과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전역 후 첫 공식석상. 특히 겐조의 경우 최근 인기 디자이너로 꼽히는 ‘니고’가 새롭게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돼 화제가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