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과 예술 사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받으며 창조적 변신을 한다
입력 2021.12.17 09:40

아뜰리에 에르메스
전이의 형태(FORMES DU TRANSFERT) 전시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내년 1월 말까지 현대 미술가 7인이 참여하는 전시회 ‘전이의 형태’를 개최한다. /에르메스 재단 제공 ① 유신 유 창 ‘시도 #2, #3(Tentatives #2, #3)’, 2019. ② 세바스티앙 구쥐 ‘역광, 야자수(Contre-jour, Palmier)’, 2019. ③ 이오 뷔르가르 ‘무슨 일이 생기든(Que vogue la galare)’, 2016. ④ 루시 피캉데 ‘나에게 육신이 무엇이든(Qiu me soit chiar)’, 2015.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지난 10일부터 2022년 1월 30일까지 현대미술가 7인이 참여하는 전시 ‘전이의 형태(FORMES DU TRANSFERT)’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에르메스 재단이 진행하는 에르메스 공방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10주년을 기념하며 서울의 아뜰리에 에르메스, 도쿄의 르 포럼, 프랑스 팡탱의 마가쟁 제네로 세 곳에서 순차적으로 열리는 전시로 에르메스 재단이 추구해온 가치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결과물로서 큰 의미가 있다. 최상의 제품을 생산해내는 장인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현대미술가들에게 전수함으로써 창작 활동을 후원하고 궁극적으로 예술과 환경 보존, 사회적 연대에 기여하려는 에르메스 재단 의지가 드러나는 전시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는 관계를 구축해 감으로써 상품과 공예, 예술 사이의 경계 대신 다양하고 창조적인 변신을 기대하게 된다.
아나스타지아 두카 ‘르 콜랑(Le Collant, the thing you can’t get rid of)’, 2016.
베랑제르 에냉 ‘끝나버린 축제(La Fin de la fate)’, 2020.
이번 전시에서는 루시 피캉데(Lucie Picandet), 바실리 살피스티(Vassilis Salpistis), 베랑제르 에냉( Bérengère Hénin), 세바스티앙 구쥐(Sébastien Gouju), 아나스타지아 두카(Anastasia Douka), 이오 뷔르가르(Io Burgard), 유신 유 창(Yuhsin U Chang) 총 7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에르메스 재단은 2010년부터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작가 4명을 선발해 에르메스 공방에 초청해 왔다. 선발된 작가들은 주세페 페노네, 리처드 디콘, 장-미셸 알베롤라 등 세계적인 작가의 멘토링을 받으며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크리스털, 가죽, 은, 실크와 같은 진귀한 재료와 장인들의 숙련된 기술을 접하고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작가들은 새로운 예술적 탐구 가능성을 모색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각 공방의 장인들 또한 익숙했던 일상적인 작업과는 다른 프로젝트를 작가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재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더욱 연마하는 상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가죽공방에 주목해 ‘전이의 형태’의 의미를 심화하고자 한다.
이전의 것으로부터 이후의 것으로 물리적 형태는 물론 존재 자체의 의미마저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변신(Metamorphoses)’은 오비디우스로부터 카프카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지속적인 주제가 돼온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불멸에 대한 은유이자 새로운 세계의 생성을 의미하는 변신 신화를 차용함으로써 에르메스 공방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가죽이 현대미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현상을 음미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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