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울창하며 신비롭고 관능적인 초현실주의 정글을 표현하다
입력 2021.09.17 10:35

향수의 ‘경전’ 프레데릭 말, 2년만의 신제품 ‘신테틱 정글’

향수 좋아하는 이들에게 ‘프레데릭 말’이란 건 어쩌면 하나의 경전(經典)이다. 창립자이자 조향사인 ‘프레데릭 말’ 이름을 딴 브랜드를 떠나서,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한 고급 향수의 세계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조향 전문가 집단’이라는 신개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향수 출판사(Editions de Parfums)’라는 명칭을 내걸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프레데릭 말이 지닌 창의력과 포용성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마치 유명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새로운 책을 출간하듯 세계적인 조향사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를 집필하듯, ‘향의 저자’로 불리는 조향사들은 인생을 바친 향으로 소비자들의 문화적 시야를 개척한다. 팬들은 기대감을 한껏 품고 ‘출간’을 기다리며, 그에 걸맞게 곧 ‘베스트 셀러’로 떠오른다.
그런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Editions de Parfums Frederic Malle)이 약 2년 만에 신제품 ‘신테틱 정글(SYNTHETIC JUNGLE·통합적 정글)’을 지난 15일 선보였다. 밝고 울창하며 신비롭고 관능적인 초현실주의 정글을 표현한 제품으로, 조향사 안느 플리포(Anne Flipo)가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에 합류해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신테틱 정글은 1970년대 향수에 대한 찬사로,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된 자연을 표현했다. 자연 성분과 합성 분자를 세심하게 결합한 향의 연금술을 통해 총천연색의 다채롭고 화려한 정글을 떠올리게 했다. 정글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시각으로 문자 그대로의 정글이 아닌 내추럴하면서 꾸며진, 초현실적이면서 동시에 미스터리하고 몽환적인 정글의 풍경을 표현하고자 했다.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이 새롭게 내놓은 ‘신테틱 정글(SYNTHETIC JUNGLE)’/프레데릭 말 제공
안느 플리포는 도미니크 로피옹, 장 클로드 엘레나, 피에르 부르댕 등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에 속한 세계적인 조향사들에 이어 이번에 새로 합류한 여성 조향사다. 해외 매체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향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는 번역가”라고 그녀를 소개했다. 푸른 정원으로 둘러싸인 프랑스 북부에서 자란 그녀는 어려서부터 자연과 날씨, 계절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을 보였다. 그녀는 기술적 전문성을 통해 향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자연에 대한 열정과 사랑, 세심한 장인 정신으로 후각적인 환상의 세계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항료·향수 원료 기업인 IFF(International Flavors & Fragrances)로부터 여성 최초로 ‘마스터 퍼퓨머’란 타이틀을 받았다. ‘An architect of the nature(자연의 건축가)’로 불리는 그녀는 차세대 현대 공예가의 선봉에서 수많은 향수를 성공적으로 선보여왔다.
조향사 안느 플리포/프레데릭 말 제공
플로럴과 그린 팔레트(다채로운 초록색감)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조향사인 그녀가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에서의 첫 작품으로 신테틱 정글을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풍부한 바질과 히아신스,은방울꽃,천연 재스민,갈바넘,패출리까지 총천연색의 그린 노트들을 배합해 다양한 자연의 향과 노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보다 완벽한 자연의 향을 구현하기 위해 천연 성분과 합성 성분들을 섬세하게 조합해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브랜드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프레데릭 말은 “역설적이게도, 자연 원료만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오래된 향수의 향’으로 이끈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의 향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합성 성분이 필요하며 향수는 화학 성분이 더해지는 순간 더욱 매력적이고 흥미로워진다”라고 밝혔다. 가격 100mL 38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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