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이도 윤아도 입었다… 봄바람 타고 돌아온 ‘데님’
입력 2021.04.23 09:53

DENIM FASHION TREND

청청 패션으로 청춘의 매력을 한껏 과시한 지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푸르러서 청춘인지, 젊어서 청춘인지 청(denim)은 청춘(靑春)의 상징으로 오랜 기간 군림해왔다. 질기고 오래가는 원단이기에 누구나 입어서 어울릴 듯 보이지만 ‘청’이란 단어 때문인지, 또 그렇지도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위기 동안에는 청 패션은 더욱 힘든 시기를 보냈다. 편안하고 늘어지는 파자마룩이나 1마일룩(집앞에까지는 입을 수 있다는 뜻), 조거 패션(조깅팬츠 같은 트레이닝 스타일이 가미된 패션) 등 ‘집콕’에 최적화된 패션이 득세했다. 어쩌면 뻣뻣한 느낌을 주거나, 혹은 스키니진처럼 몸에 딱 맞는 청제품은 자연스레 손에서 멀어졌다. 청바지 브랜드 역시 암울하긴 마찬가지였다. 부도나는 회사들이 생겼고, 미국 진(jean)의 상징인 리바이스도 지난해 두자리수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했다. 청춘들 역시 마찬가지다. 직장을 구하거나,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영끌’해도 돈 벌기는 힘들고, 전세는커녕 월세라도 구하면 다행이고 ‘벼락거지’란 신조어가 속출했다.
휠라 글로벌 모델인 BTS의 지민(왼쪽)과 진이 청바지로 멋을 냈다. /휠라 제공
올해는 좀 나아질까. 청바지 패션이 봄바람을 타고 다시 돌아왔다. 최근 방송에서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은 세계적인 아이돌 BTS가 tvN ‘유퀴즈’에서 입고 나온 패션을 보자. 루이비통 남성복 패션으로 차려입은 그들의 주요 테마는 ‘진’이다. 물론 BTS 멤버이자 ‘월드와이드핸섬인 ‘진’역시 루이비통의 ‘진’ 재킷을 입었다. 푸른 재킷이 그의 맑은 얼굴빛을 돋보이게 한다. 진한 눈동자가 푸른 청재킷과 대비돼 더욱 고혹적이다. RM 역시 루이비통 남성의 스트라이프 모노그램 데님 셔츠와 팬츠로 멋을 냈다. 흘린 듯한 모노그램이 그림에 조예가 깊은 RM의 예술적 해석력을 반영한 듯 하다. 해외 모델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휠라의 글로벌 모델인 BTS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의류과 가방, 신발 등을 선보이면서 역시 진 소재를 많이 등장시켰다. 지민을 마주하면 어떤 행복감 등을 얻게 된다는 일명 ‘지민 효과(Jimin effect)’라는 해외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지민은 통이 넉넉한 바지로 자연주의 감성을 자극했고, 진 역시 밑단을 크게 접은 일자 통바지 스타일 데님으로 세련된 패션을 창조했다.
통바지에 미우미우 셔츠로 상큼해보이는 윤아. /윤아 인스타그램
여기서 패션에 좀 더 민감하다면 발견했을 부분! 그렇다. 같은 청바지라도 ‘통바지’가 많아졌다. 해외에선 편한 의상에 익숙해졌던 이들이 청바지에서도 기존의 꼭 맞는 스키니 보다는 통이 넓은 바지로 여유를 찾는다고 평가했다. 신곡으로 돌아온 가수 김세정도 크롭트 상의에 통바지를 입었고, 미우미우 상의로 화사함을 선사한 윤아도 통바지로 더욱 여리여리하게 보이게 했다. 지난해 ‘코로나 감옥’에 갇혔다 백신 덕분에 일상에 나온 이들로 가득한 영·미권에서 시작한 패션이라고는 하지만, 보기만 해도 ‘태양’같은 K팝 아이돌들의 패션을 보고 있으면 비록 마스크 속이라도 꽃이 피어나오는 듯 하다. ‘백신 디바이드(격차)’ 뉴스를 보고 있으면, 나오느니 또 한숨인 우리도 희망이란 걸 가져볼 수 있을까. 하기사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고 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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