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TO MOVE
입력 2020.10.23 11:25

코로나로 세계 경제 시계가 멈추는 듯해도, 시계 산업의 혁신은 점점 가속화돼 간다. 스위스 워치메이킹을 이끄는 ‘스와치 그룹’의 럭셔리 대표주자 브레게, 오메가, 블랑팡이 올 시즌 연달아 선보인 작품을 보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계 트렌드를 새롭게 제안하는 스와치 그룹의 ‘타임 투 무브’(TTM·time to move) 행사가 올해 코로나로 취소됐지만, 지난해보다 더욱 상승된 미학적인 가치와 진화된 기술로 시선을 끄는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천재적인 발명가의 명성… 재확인시키는 브레게
브레게가 올 시즌 새롭게 선보인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5345 퀘드올로지’는 기계 공학적 기술력과 미적 예술성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무브먼트가 센터 차동 장치를 통해 전체 플레이트를 움직이는 두 개의 투르비용을 온전히 드러내는데, 케이스백에는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일평생 작품을 만들어낸 그의 파리 공방을 상징하는 ‘House on the Quai’를 새겼다.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5345 퀘드올로지(Quai de l'Horloge).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5345 퀘드올로지의 화려한 뒷면.
‘발명가’였던 창립자 브레게의 기술적 완성도는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독립적으로 박동하는 두 개의 메커니컬 무브먼트는 각각 자체 배럴을 통해 구동되는데, 두 개의 오실레이터(진동장치)는 중앙의 차동 장치에서 회전하는 한 쌍의 보조 휠과 쌍을 이루게 된다. 이와 같은 이중 메커니즘 덕분에 투르비용의 평균 속도를 결정할 수 있고, 따라서 오실레이팅 플레이트가 12시간마다 1회 회전하게 할 수 있다. 결국 두 개의 독립적인 투르비용은 1분마다 1회 간격으로 회전해 시계에 동력을 전달한다. 섬세하게 홈이 파인(fluted) 케이스밴드를 갖춘 플래티넘 소재 원형 케이스에 사파이어-크리스탈 케이스백. 46 mm 직경. 81개의 보석. 738개의 부품으로 돼 있다.
클래식 컬렉션 ’7137′ 과 ’7337′타임피스 역시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해석됐다. 클래식 7137은 디스플레이에 섬세하게 짜인 바구니 모양인 파니에 마예 바스킷 위브(panier maillé basket weave) 패턴을 날짜 디스플레이에 다미에(damier·같은 크기 정사각형 격자무늬) 체커보드 패턴으로 돼 있고 화이트 골드 버전의 다이얼은 브레게 블루 컬러로 완성되며, 로즈 골드 버전에서 다이얼 표면은 실버 파우더와 부드러운 붓을 사용해 완성된다. 클래식7337다이얼은 섬세한 기요셰 패턴에 아워 챕터의 테두리엔 은은한 원형 그랑 도즈(grain d’orge·낟알 모양 자수의 일종) 패턴이 장식돼 있다.
(사진 왼쪽부터)트래디션 7097. 트래디션 담므 7038 . 트래디션 퀀텀 레트로그레이드 7597. 클래식 7137. 클래식 7337. /브레게 제공
오직 브레게 부티크에서만 만날수 있는 ‘트래디션 7038’은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타히티산 마더 오브 펄 다이얼과 오렌지 컬러 레더 스트랩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여성용 에디션이다. 특히 ‘익스클루시브 클러치 백’을 함께 제공하는 게 특징. 송아지 가죽 소재의 우아한 오렌지 컬러로 안장(saddle)을 만드는 장인들의 유서 깊은 가죽 공예 기술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에서 제작됐다. 트래디션 7038 시계의 배럴을 장식한 로제트(rosette·민들레처럼 방사상으로 퍼지는 모양) 패턴이 반영된 클래스프(잠금장치)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마린 크로노그래프 5527.
‘트래디션 퀀텀 레트로그레이드 7597’은 레트로그레이드 날짜 창 디스플레이가 특징이다. 중앙에 배치된 커다란 배럴 위에는 대칭을 이루는 기어 트레인이 자리 잡고 있고 8시 방향의 센터 휠이 4 시 방향에 자리한 같은 크기의 밸런스 휠을 작동시킨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발명품으로 잘 알려진 파라슈트(pare-chute)가 함께 장착됐는데 이는 오늘날 충격 방지 장치의 원형이자 트래디션 컬렉션을 대표하는 요소이다. 새롭게 출시된 트래디션 7597은 로마 숫자 인덱스가 더해진 아워 챕터를 갖췄다. 브레게 하면 생각하는 ‘마린’ 컬렉션에선 로즈 골드 또는 화이트 골드 소재로 제작된 마린 5517, 마린 크로노그래프 5527, 마린 알람 뮤지컬 5547의 골드 브레이슬릿 버전을 선보여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대담한 디자인과 협업… 업그레이드 된 소재로 거듭난 오메가

남성 컬렉션에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건 41mm 사이즈로 대담함을 더한 ‘컨스텔레이션’. 아이코닉한 클러와 케이스 양끝 반달 모양의 면을 고스란히 담아내 한결 세련됐다. 거의 모든 베젤을 폴리싱 처리된 세라믹으로 제작해 유광 사파이어 글래스를 사용했던 1982년의 오리지널 맨해튼 컨스텔레이션을 재현했다. 블랙 로마 숫자로 포인트를 준 라인은 스테인리스 스틸 베젤로 돼 있으며, 세라믹 베젤 모델들은 오메가 세라골드™ 또는 리퀴드메탈™ 로마 숫자로 장식돼 있다. 대부분 항균 러버 라이닝이 더해진 레더 스트랩을 장착했다.
(사진 왼쪽부터)남성용 컨스텔레이션.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알링기.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M 크로노그래프 티타늄-탄탈럼(남성용) 여성용 드 빌 트레저. 컨스텔레이션 어벤츄린(여성용). /오메가 제공
스위스 요트팀 알링기와 협업한 ‘스피드마스터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알링기’는 바다를 좋아하고 스피드를 즐기는 이라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제품. 선원들에게 적합한 가볍고 얇은 수동 와인딩 무브먼트인 칼리버 1865가 시계 내부에 장착됐고, 알링기에서 영감을 받아 메인 플레이트와 배럴 브릿지는 알링기 카본 선체의 인테리어와 비슷하게 벌집 구조 효과로 레이저 가공 처리됐다. 3시 방향에는 레드 컬러의 4분 또는 5분 카운터가 있어 물 위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특징. 붉은색의 알링기 로고는 알파벳 ‘a’를 상징하는데, 레이스 시작 전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두 개의 보트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사용하면 시계에 장식된 로고가 회전한다.
오메가는 소재로도 마법을 부렸다. 강철보다 높은 강도, 금보다 높은 희소성을 갖고 있는 ‘탄탈럼(Tantalum)’을 이용한 ‘씨마스터 다이버 300M 크로노그래프’는 탄탈럼의 독보적인 블루·그레이 톤으로 최신 다이버 시계에 주로 사용하는 메탈 소재와 섬세하게 대조를 이루며 미학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고유번호가 부여된 44mm 사이즈의 오메가 마스터 크로노미터는 베젤의 베이스와 브레이슬릿의 미들 링크에 그레이드 2 티타늄 소재와 18캐럿 세드나™ 골드, 탄탈럼 소재가 사용됐다. 최대 30바(300미터/1000피트)까지 방수 기능을 유지하며, 스페셜 박스와 함께 제공된다.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M 크로노그래프 티타늄-탄탈럼.
여성용 시계 드빌 트레저.
여성 시계는 기존보다 좀 더 온화하고 우아한 디자인으로 다가온다. 은은한 달빛에서 영감받은 ‘드 빌 트레져’는 양각으로 새겨진 실크 패턴과 화이트 컬러의 자개가 특징인 18캐럿 문샤인™ 골드 소재의 돔형 다이얼이 눈길을 끈다. 케이스 측면을 따라 우아하게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38개의 싱글컷 다이아몬드 장식은 유려하다. 36mm 와 39mm로 새로운 36mm 로즈 모델에는 누드 스트랩이 제공된다.
오메가의 29mm ‘컨스텔레이션’ 모델은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 찬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블루 컬러의 어벤츄린 글래스 다이얼로 그 매혹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마치 푸른 별 밤을 시계에 그대로 담은 모습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블루 다이얼의 뒤에는 업계 최고 수준의 테스트를 통과한 마스터 크로노미터 칼리버(8700/8701)가 탑재돼 있다.
스피드마스터 38 (여성용).
골드 모델의 ‘스피드마스터 38mm’ 여성 컬렉션은 럭셔리한 감성을 한결 끌어올렸다. 토프 브라운 레더 스트랩이 장착된 모델은 강렬한 레드 톤의 18캐럿 세드나™ 골드를 사용했다. 이전과 다른 점은 컬러의 대조를 이루는 브라운 서브 다이얼 대신, 모두 같은 컬러의 다이얼을 적용하여 심플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 모델 역시 18캐럿 세드나™ 골드 핸즈와 인덱스, 6시 방향의 날짜창을 갖추고 있다. 특정 구간 속도 측정이 가능한 ‘타키미터 스케일’이 탑재된 알루미늄 베젤 버전과, 가장자리를 둘러싼 90개의 풀 컷 다이아몬드와 알루미늄으로 나누어진 혁신적인 듀얼 베젤 버전 중 선택할 수 있다.
문의번호 청담 오메가 부티크
미드나잇 블루, 매혹적인 그린… 색상마저도 혁신하는 블랑팡
‘빌레레 컴플리트 캘린더’와 ‘빌레레 울트라 슬림’은 새로운 모델을 통해 처음으로 40mm 레드 골드 케이스와 미드나잇 블루 다이얼의 만남을 통해 극강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세련된 고귀함의 상징인 블루 컬러가 선버스트 다이얼 피니싱과 만나 깊이감과 반짝임을 극대화한다. 이 두 종류의 빌레레 블루 다이얼 위에는 레드 골드 소재의 로마 숫자 아플리케 아워 마커와 이와 매치되는 가느다란 레드 골드 바늘을 놓았다. 시침과 분침은 컷-아웃된 세이지 나뭇잎 형태를 하고 있는 반면, 초침은 하우스의 창립자 예한-자크 블랑팡의 이니셜을 품고 있다. 빌레레 컴플리트 캘린더 모델은 특허를 받은 언더-러그 커렉터(under-lug corrector)를 갖춰 모든 정보를 손가락으로 눌러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푸셔를 누르는 도구가 따로 필요하지않다. 다이얼만큼이나 강렬한 컬러의 미드나잇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치했다.
빌레레 울트라 슬림.
블랑팡의 머스트해브 워치 중 하나인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다이버 워치’. 그동안 블랙, 메테오 그레이, 블루로 선보인 바 있는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크로노그래프 플라이백’이 그린 컬러를 입었다. 각도에 따라 변하면서 메탈릭한 그린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블랑팡은 완벽한 컬러와 피니싱을 얻기 위해 오랜 연구개발을 통해 수십 개의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형태, 창(aperture)과 관련한 초기 단계가 마무리되면 두 단계에 걸쳐 다이얼을 폴리싱 작업하는데 스크래치를 제거하고, 부드럽고 매끄러운 표면을 만들어낸다. 이후 다이얼 중심에서부터 퍼져 나가는 선을 새기는 선버스트 기법 등 표면에 특별한 텍스처를 부여하는 일련의 공정 과정 등에 이어 다이얼에 여러 겹의 나노미터 단위 물질로 코팅을 입히면 빛이 원하는 컬러를 반사한다.
사막을 닮은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데이 데이트.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데이 데이트’는 사막의 컬러를 입은 ‘데저트’라인을 새롭게 선보인다. 1970년대 블랑팡 다이버 워치에서 영감을 받아 500피스 한정으로 선보이는 이 모델은 선버스트 패턴을 새긴 그러데이션되는 샌드 베이지 컬러 다이얼이 특징이다. 심해 사진의 선구자이자 에디션 피프티 패덤즈 프로젝트에 공헌한 어니스트 H. 브룩스 II가 1962년 멋지게 잠수한 미국의 데스 밸리의 컬러를 연상시킨다. 빈티지한 모습이지만 메커니즘은 극도로 현대적이다. 43mm 새틴 브러싱 처리한 스틸 케이스에 담긴 30bar(300m) 방수 가능한 매뉴팩처 1315DD 무브먼트는 다이버 워치에 필수적인 기능을 모두 탑재하고 있고, 일상생활에서 유용한 5일 파워리저브도 갖추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빌레레 컴플리트 캘린더.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크로노그래프 플라이백.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데이 데이트. 피프티 패덤즈 그랜드 데이트. /블랑팡 제공
‘피프티 패덤즈 그랜드 데이트’는 이번 시즌 현저히 가벼운 착용감을 자랑하는 티타늄 브레이슬릿 버전을 새롭게 선보였다. 일일이 손으로 새틴 브러싱 처리한 링크를 트랜스버스(transverse·가로놓여 연결하는) 핀으로 한층 유연하게 이었고, 특허받은 시스템을 통해 (보통 측면에 있는) 스크루를 링크 뒤로 옮겨 브레이슬릿 가장자리의 매끈한 느낌과 텍스처를 그대로 살렸다. 슈퍼-루미노바® 아워마커와 바늘, 스크래치 방지 사파이어 인서트를 갖춘 단방향 로테이팅 베젤 등 다이빙 장비로서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 시계 다이얼의 상징적인 모습을 브레이슬릿이 더욱 부각시킨다. 45mm 사이즈에 30 bar(약 300m) 방수 가능. 5일 파워리저브.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