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움이 예술과 만났다. 스위스 럭셔리 스킨케어 하우스 라프레리가 스위스의 저명한 예술 기관인 바이엘러 재단(Fondation Beyeler)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추상화의 선구자 피에트 몬드리안의 걸작 4점을 보존하기 위한 ‘피에트 몬드리안 보존 프로젝트’(Piet Mondrian Conservation Project)를 선보인 것. 전 세계의 예술작품을 인류와 공유한다는 공통의 가치와 목표를 갖고 있다. 라프레리의 그렉 프로드로미데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협업의 목적이 상징적인 예술작품을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지켜낸다는 점에서 이번 파트너십의 의미는 더욱 깊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몬드리안의 걸작, 라프레리와 바이엘러 재단을 통해 생명을 입다

미술수집가이자 갤러리 소유주인 에른스트 바이엘러와 힐디 바이엘러부부가 1997년 개관한 바이엘러 재단은 이후 스위스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은 미술관이 됐다. 후기인상주의, 고전적 근대미술 및 현대미술 등 400점이 넘는 예술작품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피에트 몬드리안의 주요 초기 작품부터 후기 고전작품에 이르기까지 이 20세기 거장의 회화작품을 스위스에서 가장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대규모 몬드리안 전시를 기획하던 것을 계기로 라프레리가 지원하는 작가 연구 및 작품 보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보존 프로젝트 대상인 Tableau No. I, Composition with Yellow and Blue, Composition with Double Line and Blue, Lozenge Composition with Eight Lines and Red는 1921년에서 1938년 사이에 탄생한 작품들로, 몬드리안만의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스타일과 날카롭고, 정확하며 정제된 접근법을 완벽히 반영하고 있다. 라프레리는 2020년부터 2년간 작품 보존을 위한 예술 파트너십 단독 후원사로 나서게 되었다.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라프레리는 스위스다움, 과학, 그리고 예술과 문화라는 세 주제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준수 전략을 세운 것이다. 현대미술가인 니키 드 생 팔과의 만남부터 라프레리의 모든 자취가 예술과 관련 있기 때문. 스위스를 넘어 전 세계에 예술적 가치를 알리는 라프레리는 2017년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과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라프레리는 “럭셔리의 관례를 깨고, 놀라움과 영감을 찾아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는 라프레리의 대담한 정신은 탐험, 개척, 그리고 모험이라는 예술가의 대담한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면서 “라프레리가 영원한 아름다움의 세계를 꿈꾸는 것처럼 현대미술의 세계도 시간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예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증언하고 내일의 세상을 내다보면서, 영원불멸한 무언가를 창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프레리는 이번 보존 프로젝트를 통해 ‘의미 있는 럭셔리’라는 개념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몬드리안의 정밀하고 미니멀리즘적인 미적·기하학적 요소와 형태의 순수성에 크게 영감을 받은 라프레리의 예술적 전통을 이어받는 동시에 예술·문화 산업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이다.
◇작품 수명의 연장을 넘어 문화 예술 감상의 연속성을 보장한다

바이엘러 재단의 울리케 에르프슬뢰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라프레리와 우리 재단의 파트너십은 혁신의 촉매제”라고 말했다. “협업이 더욱 창의적인 담론을 이끄는 기회가 됩니다. 최고에 대한 고집은 바이엘러 재단의 DNA에 녹아 있는 정신입니다. 우리 재단은 언제나 완벽을 추구합니다. 이는 라프레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엘러 재단은 소장품 외에도 재단이 개최하는 주요 국제 전시회의 전시 작품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존전문가와 협업해 왔다. 1997년 개관 당시에는 전면이 유리로 된 보존 아틀리에를 마련하여 일반 대중이 보존전문가의 작업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후 세계적 보존전문가인 마커스 그로스 수석 보존전문가를 영입한 뒤 2001년에 예술보존부를 공식 설립했다. 울리케 에르프슬뢰 디렉터는 “보존 아틀리에에서 진행된 작업은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으며, 보존전문가들은 최신 기법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공유하고 연구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전 세계 미술관의 보존전문가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개별 작품의 독특한 특징과 속성을 면밀히 연구한 후, 세월이 이 작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문서화하고, 분석하며 예측하는 등 다양한 학문에 걸친 접근방식을 통해 작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이어 문화·예술 감상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엘러 재단의 마커스 그로스 수석 보존전문가는 “예술은 인류가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방식을 보여준다”면서 “예술작품을 보존하여 작품 창작에 관여한 이들을 알아가고, 이들을 기리며 기억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고, 라프레리가 예술 보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예술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에 공헌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년간의 여정, 디지털 저널로 만난다

라프레리는 디지털 기사 형태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예술에 대한 담론을 펼치는 실험적인 방식에 도전했다. 라프레리 공식 홈페이지(laprairie.com)의 The Art Journal(아트 저널) 코너에서만 볼 수 있는 연재 컨텐츠를 통해 작품 보존 과정과 프로젝트 단계를 낱낱이 소개할 예정이다.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대가의 작업 과정을 직접 읽어볼 수 있다. 라프레리는 “The Art Journal의 이야기가 시작되면 라프레리는 감히 측정할 수 없는 가치와 문화적 중요성을 가진 예술작품을 보존하는 과정에서 지식, 기량, 과학 및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소개할 것”이라면서 “이 프로젝트가 초대하는 매혹적인 여행을 통해 독자는 미니멀리즘의 은근한 웅장함을 맛보면서도 20세기 예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의 사고 과정, 작업 과정 및 창조적인 의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i Interview]
■ 바이엘러 재단 울리케 에르프슬뢰 매니징 디렉터

―상업 브랜드가 예술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예술과 문화를 즐길 수 없었거나, 또는 아직까지도 즐길 수 없는 지금 같은 팬데믹 시대에 우리는 예술과 문화가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예술작품을 최대한 오래 보존하기 위한 완벽한 조건을 탐색하는 보존전문가의 작업이 없었다면 우리는 인간성을 구성하는 이처럼 중요한 측면을 향유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라프레리는 이러한 예술 보존 노력을 지원함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예술 보존의 중요성과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예술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예술 보존 작업은 세월의 흐름 속에 잃어버린 것을 복구한다는 개념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라프레리와도 매우 밀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술 보존과 라프레리가 어떠한 점에서 연관이 있고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형태의 예술 보존은 시간을 거스르거나, 작품에 내재된 중요한 흠결 또는 변칙적인 요소를 숨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품을 있는 그래도 보존하고 작품을 위한 최상의 환경을 유지하면서, 애초에 작품에 담긴 느낌과 예술가의 실제 의도 또는 의도라고 추정되는 것을 바탕으로 세심하게 작품을 복구하려고 합니다. 라프레리의 사명도 이와 비슷합니다. 바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완성하기 위해 완벽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요.”
―앞으로 5년 간 바이엘러 재단에 대해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계신지요?
“조만간 미술관 건물이 증축에 들어갑니다. 스위스 건축가인 피터 줌터가 설계한 새로운 건물은 바이엘러의 유명 소장품을 전시할 수 있는 보다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조경이 어우러진 완전히 새로운 정원을 탄생시킬 것입니다. 이번 증축을 통해 바이엘러 재단은 예술과 자연, 그리고 건축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 공간으로 다시 한 번 거듭날 것입니다.”
■ 바이엘러 재단 마커스 그로스 수석 보존전문가

―보존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배경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우선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학위증서가 필요한데,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화학, 스튜디오 아트, 미술사학, 손재주 등을 교육받았습니다. 바이엘러 재단은 상당히 많은 보존 및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콩스탕탱 브랑쿠시, 알렉산더 콜더, 막스 에른스트, 안젤름 키퍼, 앙리 마티스, 끌로드 모네, 후앙 미로, 빈센트 반 고흐 등 작가 별 주요 작품에 혁신적인 보존 기법을 적용하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파블로 피카소의 1907년 작품인 Femme (Époque des “Demoiselles d’Avignon”)의 재료 및 기법에 대한 심층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로스앤젤레스 J. 폴 게티 미술관에서 실시하는 보존 파트너십 프로그램에 객원 보존전문가로 참여하였습니다."
―보존 과정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작품에 관련된 자료를 모두 수집하고, 작품의 탄생 배경을 완벽히 이해하며,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무엇보다도 특정 작품에 가장 적합한 보존 컨셉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라프레리는 예술과 과학의 완벽한 융합을 목표로 하며 세심한 장인정신과 선구적인 기술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보존 전문가로서 당신의 업무 및 사명과는 어떤 관련성이 있습니까?
“혁신적이고 연구를 기반으로 한 지식을 적용하는 접근 방식의 면에서 아주 유사합니다.”
―라프레리는 4개의 상징적인 몬드리안 작품 보존 작업을 후원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이며 라프레리는 이 보존 프로젝트에 어떻게 기여할 예정인가요?
“저는 작품을 전시, 이동 또는 보관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을 관찰해 왔습니다. 피에트 몬드리안 같은 거장의 작품은 작은 디테일에 여러가지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선은 단순한 선이 아니고, 채색 면은 단순한 채색 면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 보다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제 직업의 진정한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이 막중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