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럽고 우아하며 가끔은 유혹적인… 베이지
입력 2019.10.24 18:15

[COLOR OF B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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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끌로에 C미니 백. / 끌로에 제공 2 배우 최지우가 연출한 의상은 모헤어 소재의 오버사이즈드 가디건과 같은 톤의 풀오버, 트라우저 매치하여 매스큘린 무드의 룩 연출한 막스마라 2019 가을-겨울 런웨이 컬렉션. 비비안 웨스트우드 제공 막스마라 제공 지방시 제공 펜디 제공 / 스타일조선 제공 3 페이턴트 가죽 소재에 고급스런 크리스탈 스트랩이 포인트인 뮬. / 지미추 제공 4 파네라이 라디오미르 GMT 파네라이 공식 부티크에서만 판매되 는 한정판이다. / 파네라이 제공 5 모노그램 올 오버 캔버스 백. /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 제공 6 달러 모양 스터드가 붙은 달러 스터드 포 퍼(faux fur·인조털) 코트. / 모스키노 제공 7 브라운 양가죽으로 된 스몰 에덴 백. / 지방시 제공 8 끌 로 에 소 니(SONNIE) 로 우탑 스니커즈. / 끌로에 제공 9 이번 시즌 선보인 비비안 웨스트우드 앵글로매니아 풀오버. / 비비안웨스트우드 제공 10 막스마라 2019 가을-겨울 런웨이 컬렉션. 트렌치 코 트 스타일의‘자고 캐시미어 코트’와 오버사이즈드 포켓이 특징인 스커트 이너 풀오버에 부츠 매치. / 막스마라 제공 11 지방시의 이번 가을 겨울 시즌 의상. 카멜 베이지 울 드릴 소재의 롱 코트. 테일러드 칼라와 라운드 숄더로 레트로한 무드가 돋보인다. / 지방시 제공 12 미니 백을 올린 펜디의 이번 가을 겨울 시즌 가방과 의상. / 펜디 제공 13 니오 밀라 토트 백. / MCM 제공 14 살바도레 페라가모 간치니 스니커즈. / 살바도레 페라가모 제공 15 태비 숄더백. 11월부터는 C로고를 자신의 취향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 코치 제공 16 PASSPARTOUT 가방. 발렉스트라 론칭 80주년 기념 가방. / 발렉스트라 제공 17 조나스 레이스업 더비(JONAS LACE-UP DERBY)슈즈. /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 제공
평범한 데 평범하지 않은 것. 이것이 요즘의 패션이다. 남들보다 튀는 건 쉽지만, 분명 눈에 띄지 않는 차림인데도 눈에 띄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색상으로 말하면 '베이지'가 딱 그렇다. 모든 색상과 어울리지만, 그렇기 때문에 패션계에선 가장 쉽게 이용되고, 지루하며 변조 없는 색상으로 취급당하곤 했다.

그랬던 베이지가 달라졌다. 자연에서 영감 받은 '얼씨룩(earthy look)'이 최근 1~2년 사이 거리를 휩쓸면서 베이지가 특히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가끔은 유혹적인 색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올 초 '베이지 혁명'이라는 기사를 통해 "럭셔리 패션 하우스에서 베이지를 주요 컬러로 내세우면서 #beigeaesthetic이 해시 태그를 휩쓸었다"고 밝혔다. 패션계에선 스트리트 풍의 득세와 대형 로고플레이에 지친 이들이 세련되고, 섬세하면서도 여성스럽고 편안한 색상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여전히 여성 마니아들이 갈구하는 '예전' 셀린느의 피비 파일로가 주력 무기 삼았던 베이지의 위력이 새삼 강조된다는 것이다.

쌀쌀해지는 가을과 겨울이라면 더욱 좋다. 질 좋은 캐시미어와 포근한 양탄자의 느낌은 베이지에서 가장 아름답게 구현되곤 했기 때문이다. 클래식하면서도 언제나 유효하고, 어떤 피부색에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해외 패션지 바자는 최근 "그동안 매력 없어 보였던 베이지가 연베이지, 카키 베이지, 크림베이지, 황토색이 가미된 베이지, 갈색풍 베이지 등 '50가지 색조의 베이지('Fifty Shades of Grey'를 패러디한 '50 shades of beige')가 패션계 맥박을 고동치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버리의 리카르도 티시가 새롭게 부임한 뒤 커피 컬러의 베이지 트렌치를 가장 전면에 내세워 '섹시하고 파워풀한 베이지'로 변모시켜 놓은 것이나, '카멜 코트'로 대변되는 막스마라가 젊은 층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로 재편된 것 역시 '베이지의 힘'을 재확인하는 매개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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