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퇴치" 구호에 샹젤리제 거리가 붉게 타올랐다
입력 2019.10.24 18:11

붉은 색상과 그라피티로 새롭게 단장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몽블랑 플래그십 스토어. /몽블랑 제공
프랑스 명품 거리 샹젤리제가 붉게 타올랐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 몽블랑이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한 자선 단체 ‘레드(RED)’와 손잡고 지난 10월 초 샹젤리제 플래그십 스토어를 ‘레드’로 휘감았기 때문이다. 몽블랑은 지난 8일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몽블랑 M(레드) 라인 협업 제품을 발표하고 에이즈 퇴치 의지를 재차 밝혔다. 플래그십 파사드 외부는 벨기에 출신 아티스트 데니스 메이어스와 아르노 쿨이 ‘손글씨’로 쓴 ‘Write (RED), end AIDS((레드)를 써요, 에이즈를 끝내요)’ 문구 등이 그라피티처럼 붉은색과 흰색이 교차하며 물결을 그렸다. 육각 별 모양 로고 ‘몽블랑 스타’도 레드로 물들었다.

매장 내부 역시 예술적인 손 글씨로 붉게 변신했다. 플래그십 곳곳에는 필기 문화에 뿌리를 둔 몽블랑이 대중에게 다가가는 우아한 아트 협업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리 설레는 기분까지 만들었다. 몽블랑의 변신에 연방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상당했다. 플래그십 그 자체만으로도 몽블랑이 사회를 바라보는 철학과 그 속에 뿌리내린 기업가치뿐만 아니라 레드 재단에 대한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이다. 다음날인 9일 프랑스 리옹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6차 글로벌 펀드 재정 조달 회의에 맞춰 계획된 행사였다.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재정 지원을 약속하고 앞으로 3년 동안 1,600만 명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140억 달러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만난 몽블랑 니콜라 바레츠키 CEO는 “2006년 설립된 (Red) 재단 창립자인 보노와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며 “교육에 뿌리를 두고 있는 메종인 몽블랑에서 지역을 한정 짓지 않고 어떻게 사람들을 HIV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며, 교육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몽블랑은 (RED)와의 제휴를 통해, HIV/AIDS 퇴치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리고, (몽블랑 M)RED 제품이 한 개씩 판매될 때마다 5유로를 기부한다고 설명했다.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의약품을 25일 이상 공급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했다.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실질적으로 에이즈 퇴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기부금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HIV/AIDS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글로벌 펀드에 바로 전달된다. (RED)의 지원을 받은 글로벌 펀드 보조금은 2006년부터 예방, 치료, 상담, HIV 검사 및 진료 서비스를 포함하여 생명을 살리는 HIV/AIDS 프로그램에 쓰여 1억4000 만 명 이상이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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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역시 그라피티와 붉은색으로 꾸몄다. ②몽블랑X레드 이벤트에 참석한 할리우드 배우 에드리언 브로디, 몽블랑 CEO 니콜라 바레츠키, 조지아 메이 재거, 빌리 포터(맨 왼쪽부터). ③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디자인한 (몽블랑 M)RED 라인이 이번에 새롭게 추가 됐다. ④·⑤이번에 새롭게 나온 #MY4810 (몽블랑 M)RED 트롤리. 외부는 M자가 도드라지게 보이고 내부에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라는 명사들의 명언이 붉은 글자로 새겨져 있다. /몽블랑 제공
이날 론칭 이벤트에는 몽블랑 앰배서더면서 그레이스 켈리의 손녀이자 모나코 공주인 샬롯 카시라기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에드리언 브로디, 빌리 포터, 믹 재거의 딸이자 모델인 조지아 메이 재거, 모델 로티 모스와 앰버 르본 등이 참석해 몽블랑의 붉은 밤을 더욱 뜨겁게 타오르게 했다. 매장으로 들어가 보니 새롭게 나온 여러 제품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몽블랑 M)RED 라인 출시 이후 협업을 확대해 트롤리와 새 필기구 라인까지 선보였다. 몽블랑의 시그니처 라인인 #MY4810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트롤리는 산뜻한 색상과 M로고가 도드라져 보이는 디자인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폴리카보네이트 쉘로 돼 있으며, 레드 컬러를 적용한 가죽 소재의 핸들과 트롤리 코너 장식이 포인트를 줬다. 러기지 태그는 가운데 부분의 가죽 밴드와 어울리는 블랙과 레드 컬러로 완성됐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몽블랑 M)RED 필기구의 신제품 역시 마니아들을 들끓게 하기 충분했다. 펜 일부가 빨간색으로 세련돼 보였고, 브러싱 처리한 팔라듐 니켈 도금 캡(뚜껑)과 배럴, 닙과 빨간색의 잉크 피더 커버의 (몽블랑)RED 인그레이빙(새기는 것)이 눈에 띈다. 몽블랑 엠블럼은 초음파로 새겨 넣었고, 필기구를 열고 닫을 때 한층 유려하게 자석식(마그네틱 클로징 메커니즘)으로 ‘착’ 달라붙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레드가 에이즈퇴치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관능적으로 유혹하며 강력한 느낌의 색상인 것이 제품을 통해 재해석 됐다.

바레츠키 CEO는 “글로벌 럭셔리 메종의 움직임이 지역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며 “예를 들면, 샹젤리제 몽블랑 부티크가 지금 레드 컬러로 되어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소셜 미디어에 공유한다. 벽면에는 #WriteRedEndRed라고 쓰여있고, 사람들이 이 메시지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장인정신, 스토리도 함께 노출된다”고 강조했다. 또 “몽블랑은 (RED)가 설립되기 훨씬 전부터 오랫동안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전념해 왔다”며 “필기 문화에 그 뿌리를 두는 몽블랑은 항상 교육과 문맹 퇴치를 중요한 사회적 약속으로 여겨 어린이들에게 학습 능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더 밝은 미래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거의 20년 동안 다양한 유니세프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본 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지역과 관련된 문맹 퇴치와 빈곤에 맞서 싸우는 데 전력을 다했고, 그동안 1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이 기부금은 세계 모든 지역의 교육 프로젝트에 쓰였다고 했다.

바레츠키 CEO에게 몽블랑 펜으로 무슨 말을 쓰고 싶은가 물었다. “Leave your mark and you should do what moves you.” 세상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작은 움직임이 미래에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몽블랑이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문화와 사회, 교육, 환경 이니셔티브를 통해 사람들이 세상에 변화를 가져온 110년 역사가 ‘Leave your mark’라는 문장 속에 한눈에 펼쳐지고 있었다. 한층 더 나아질 미래를 향한 견고하고, 우아하며 지적인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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