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드레스워치, 칼라트라바… 기본에 충실한 절제된 디자인, 완벽한 균형미가 아름답게 느껴져"
입력 2019.06.21 03:01

180년 역사의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파텍 필립'. 전통과 기술력, 남다른 디자인으로 비교 대상이 없는 세계 최고의 시계 브랜드이다. 노틸러스, 아쿠아넛, 곤돌로 등을 비롯해 각종 초복잡시계(그랜드 컴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에 내놓기만 하면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내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어떤 제품을 골라도 좋은 선택이란 얘기를 들을 수 있단 얘기다. 그중에서도 '대표작'을 고르고 싶은 이들을 위해서라면 '칼라트라바'가 그 답이 될 수 있다.

'오리엔탈워치컴퍼니 파텍필립' 갤러리아백화점 부티크 세일즈 컨설턴트 이준선 매니저에게 그 설명을 들었다. 이 매니저는 우림FMG 시계 부문에서 15년, 오리엔탈워치컴퍼니 파텍필립 갤러리아 백화점 부티크에서는 8년째 세일즈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파텍필립 본사의 4단계 교육 과정을 수료해 전문성을 갖췄으며 오랜 경력을 지닌 베테랑이다.

―시계 전문가들에게 '최고의 드레스워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파텍 필립의 칼라트라바를 손꼽는 경우가 많다. 파텍필립의 컬렉션 중 칼라트라바를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 파텍필립의 브랜드를 접하며 어떤 제품이 파텍필립을 대표하는지 물어본다면, 파텍필립의 시작이자 끝이고 지금까지의 모든 드레스 워치를 대표하는 '칼라트라바' 를 추천한다. '궁극의 드레스 워치'로 불리며, 파텍필립을 대표하는 컬렉션이자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1932년, 파텍필립은 당시 복잡한 회중시계와는 확연히 다른 칼라트라바 컬렉션을 통해 손목시계의 기본에 가장 충실한 기능과 디자인을 보여주었고, 다른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아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유지하고 발전하고 있다. 매장을 찾는 고객 중에는 칼라트라바를 주저 없이 예물 시계로 고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좀 더 있다가 구입하겠다는 고객도 있다. 컴플리케이션까지 모두 경험해 본 어떤 고객은 시계의 기본은 역시 '칼라트라바' 라고 말하기도 한다. 칼라트라바는 앞으로도 영원히 아름다운 드레스 워치를 대표할 듯하다."

궁극의 드레스워치’라고 불리는 파텍필립의 칼라트라바 위클리 캘린더 Ref. 5212A-001./파텍필립 제공
―칼라트라바의 뜻은?

"'칼라트라바'는 기사단의 상징인 칼라트라바 십자가에서 기인했다. 1887년 4월 27일 정확히 오전 8시에 십자가 심볼과 함께 특허권을 등록했다. 그런데 이 십자가에는 옛 프랑스 부르봉왕가의 백합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아드리안 필립(창업 파트너)이 태어난 마을의 심벌도 백합 문양이었다고 한다. 아드리안 필립은 칼라트라바 십자가가 충성을 상징하는 것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전해진다. 1932년 스턴일가가 파텍필립을 인수하면서 칼라트라바 컬렉션을 발표했고, Ref. 96 모델을 칼라트라바의 이름으로 처음 선보이게 되었다."

―대표적 모델은?

"파텍필립의 칼라트라바를 이야기할 때 Ref. 96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Ref.96은 1932년에 처음 발표된 최초의 칼라트라바 모델이다. 현대적인 손목시계의 표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계의 발전사에서도 의미가 있다. 96시리즈가 발표된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칼라트라바 제품들을 발표했으며, 96시리즈의 디자인을 현재까지 Ref. 5196이라는 모델로 계속해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Ref. 5196은 과거의 디자인과 현재의 디자인이 연결된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또한 Ref.96 시리즈에서 파생한 Ref.5119 시리즈도 칼라트라바의 대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델은 현재도 인기가 있지만 아쉽게도 2019년에 단종되면서 아쉬워하는 고객들이 많다. 이 모델은 홉네일 패턴의 베젤과 일자형 러그가 특징이며, 문자판에는 로마자 인덱스로 되어 있다."

―칼라트라바가 처음 나왔을 때는 바우하우스 미니멀리즘에서 영감 받은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비결인 것도 같다.

"칼라트라바는 그 순수한 조형미로 라운드형 손목시계의 고전으로서, 또한 파텍필립 스타일을 상징하는 가장 아름다운 모델로 전세계에 알려졌다. 궁극의 심플함에서 오는 우아함은 세월을 초월한 완벽함과 세련된 기품으로 현재까지 사랑받아왔다. 칼라트라바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을 더해간다. 부모님의 칼라트라바 시계를 수리 맡기면서, '지금 착용해도 좋더라' 고 말하는 고객을 보면 알 수 있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칼라트라바 컬렉션이야 말로 파텍필립이 추구하는 가치이자 컬렉션의 하나로써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간결한 디자인은 독일 바우하우스 정신과 이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면 'less is more'나 '신은 디테일에 있다' 같은. 올해는 '바우하우스 100주년'이기도 하다. 바우하우스의 어떤 철학이 칼라트라바에 도입돼 재해석 된 것인가.

"바우하우스 정신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심플한 라운드 케이스가 특징인 손목시계로 시·분·초·날짜 등 기본적인 기능으로 이뤄져 있다. 칼라트라바는 클래식한 느낌의 라운드 케이스에 러그, 핸즈나 인덱스의 형태와 길이, 스몰 세컨드의 위치, 크라운 디자인을 조금씩 변경해 다른 느낌을 낸다. 88년이라는 역사 동안 칼라트라바에 대하여 한가지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궁극의 심플함에서 주는 절제된 완벽함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는 말처럼 바우하우스 정신은 1932년부터 현재까지 칼라트라바 컬렉션의 발전에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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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오리엔탈워치 컴퍼니 이준선 세일즈 컨설턴트. ②·③ 칼라트라바 Ref.5227 시리즈와 백케이스. /파텍필립 제공
―칼라트라바는 디자인 혁신으로 유명하다. 군더더기 없는 모양에 러그와 시곗줄로 이어지는 날렵하고 유연한 곡선 등 점점 진화하고 있다. 디자인과 함께 기능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제품이 있다면? "칼라트라바 컬렉션의 심플한 외관 디자인 안에 기계식 무브먼트의 정교함을 더하여 완성도를 발전시켜왔다. 2015년 선보였던 '칼라트라바 파일럿 트래블 타임 워치 Ref. 5524G' 와 2019년 발표한 '칼라트라바 위클리 캘린더 Ref. 5212A이 바로 그것. 2015년에는 1개의 시계로 2개의 시간대를 보면서 파일럿 스타일과 접목한 칼라트라바 파일럿 트래블 타임을 선보였으며, 2019년 3월 바젤월드에서 새롭게 개발된 무브먼트를 장착한 1년을 53주로 나누어 표시해주는 칼라트라바 위클리 캘린더를 발표했다. 이러한 시도는 궁극의 절제미를 가진 칼라트라바의 성격을 유지함과 동시에 혁신적인 기술력을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이전 모델들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전통 속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파텍필립의 철학을 보여주는 제품들이라 할 수 있다."

―내게 어울리는 칼라트라바를 고르는 방법이 있다면?

"칼라트라바는 대표적인 드레스 워치로 심플함이 특징이다. 특히, 시계 케이스와 스트랩을 연결하는 러그 부분이 칼라트라바 제품의 특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러그는 시계의 케이스와 스트랩을 연결하는 부분으로, 케이스와 부드럽게 이어지는 유선형 러그와 스트레이트로 뻗은 일자형 러그로 구분된다. 고전적인 칼라트라바가 절제미를 지키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러그 덕분이었다. 러그 외에도 핸즈와 인덱스의 형태와 길이, 스몰 세컨드의 위치 등의 디테일을 보고 있자면, 제품마다 주는 매력이 서로 다르다. 세계 최고의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절제된 디자인의 칼라트라바를 보고 있으면 이 컬렉션이 주는 완벽한 균형미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런 점이 시계 애호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칼라트라바가 주는 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해도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언제든지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 보고, 자신께 꼭 맞는 시계를 선택하길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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