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첫발 내디딘 그 순간부터… 극한 테스트 거친 '완벽한 시간'
입력 2019.06.21 03:01

아폴로 11 달착륙 5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스틸 모델. 18K 문샤인™골드로 도금된 서브다이얼엔 당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유명한 장면이 레이저로 새겨져있다.
아폴로 11 달착륙 5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스틸 모델. 18K 문샤인™골드로 도금된 서브다이얼엔 당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유명한 장면이 레이저로 새겨져있다. / 오메가 제공
마치 태양빛에 반사된 영롱한 금빛 월면(月面) 같았다. 노회하거나 무겁지 않은, 잘 숙성된 최고급 샴페인에 약간의 달큰한 산미가 도는 로제 와인을 살짝 섞은 듯한 산뜻한 골드 빛의 작품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지난 5월 9일(이하 현지시각)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선보인 오메가의 인류 최초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한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1 문샤인™ 골드'에 전 세계에서 모인 취재진 카메라가 바쁘게 움직였다. 1969년 7월 21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4개월이 지난 1969년 11월, 우주 탐사 성공을 기리기 위해 브랜드 최초로 고유 번호가 부여된 '스피드마스터' 특별 에디션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1014개 한정 생산. 기존 옐로 골드보다 옅은 빛으로 시간이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는 새로운 합금 소재인 크로노그래프 모델로 42㎜ 18K 소재로 한결 고급스러운 색감에 피부색이나 연령대에 상관없이 두루 격을 높여주는 스타일로 보였다. 당시 무브먼트의 새로운 버전인 마스터 크로노미터 칼리버 3861을 탑재한 것이 눈에 띈다.

인류의 새로운 전진이었던 달 착륙. 오메가는 그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달에 첫발을 내디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그 유명한 문구인 '인간의 위대한 도약'만큼이나 달 착륙과 함께한 오메가의 증언은 시계 기술발전의 '거대한 도약'을 그 당시 이미 증명한 셈이었다. 우주비행사와 달에 함께 간 듯한 기분에 불을 붙인 건 제품 공개에 앞서 선보인 가슴 뭉클한 다큐멘터리 영상 때문이었다. 오메가의 홍보대사인 조지 클루니와 찰리 듀크가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12분짜리 영상. 카메라는 우주선 발사 통합 관제실에서 새턴 5호가 전시된 공간으로 향하는 조지와 찰리 두 사람을 따라간다. NASA의 베테랑이었던 찰리 듀크는 동료들이 '인류의 대약진'을 이루었을 순간 마이크의 뒤에 있던 시절을 매우 기분 좋게 회상한다. 1969년 당시 8살 꼬마였던 클루니는 뒷마당에 나가서 망원경을 들고는 혹시나 우주비행사들을 볼 수 있지는 않을지 한껏 들떠 있던 어린 소년이었다. 지금은 유명 스타가 된 클루니지만 어린 시절 영웅을 향한 경외심과 설렘, 존경은 영상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왼쪽부터)역사적인 '문워치'를 차고 달에 발을 디딘 우주 비행사 버즈 올드린. 달착륙 5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오메가 공식 홍보대사인 배우 조지 클루니.
(왼쪽부터)역사적인 '문워치'를 차고 달에 발을 디딘 우주 비행사 버즈 올드린. 달착륙 5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오메가 공식 홍보대사인 배우 조지 클루니.
1965년 스피드 마스터가 나사의 모든 실험에 통과한 합격증서인 '1965년 스피드 마스터 서티피케이트'.
1965년 스피드 마스터가 나사의 모든 실험에 통과한 합격증서인 '1965년 스피드 마스터 서티피케이트'. / 오메가 제공
조지 클루니의 경외감은 달 테스트를 거친 오메가 스피드마스터에 대한 경외감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고서야 우주비행사가 되듯, 오메가 역시 달에 쉽게 진입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1964년 NASA는 모든 유인 탐사에 적합한 자격을 갖춘 오직 하나의 시계를 찾아 나섰고, 탑승자 관리부서장인 데케 슬레이튼은 전 세계 시계 매뉴팩처에 손목에 착용할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요청했다. 수많은 유명 브랜드가 엄격히 테스트를 받았지만 오직 오메가 스피드마스터만 나사 직원들조차 '혹독하다'고 표현한 실험 과정을 통과했다. 우주의 변화무쌍한 대기에도 정확한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최고 93℃까지 노출한 직후 -18°C에서 냉각하거나, 각종 충격 테스트, 진동과 진공 상태 노출 등 그들 입을 빌려 '고문이나 다름없는' 극한의 테스트를 거쳐 '완벽한 통과'라는 타이틀을 받고 견고함을 인정받았다. 우주비행사에게 시계는 생명줄이나 다름없었다. 아폴로 11호 착륙 당시 교신 담당이자 아폴로 16호 우주인인 찰리 듀크는 이날 "로켓 엔진이 연소하는 동안 초 단위로 연소 과정 시간을 재야 하기 때문에 시계는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는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인류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한 최초의 크로노그래프이기도 하다. 당시 닐 암스트롱은 시계를 우주선에 놔뒀기 때문에 두 번째로 달을 밟은 버즈 올드린과 함께 오메가 시계가 달을 밟는다. 영화 '퍼스트맨'을 유심히 봤다면 우주비행사들이 팔뚝 중간 부분쯤에 착용하는 것을 언뜻 보았을 수 있다. 오메가의 '아폴로 50주년 기념 로고'를 보면 팔뚝에 시계를 찬 디테일까지 표현한 걸 찾아볼 수 있다. 이후 12명의 비행사가 달에 발자국을 남기는 동안 모든 순간을 스피드마스터와 함께했다. 나사 엔지니어 제임스 레이건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재기 위해 크로노그래프를 착용하고 싶어했다. 지상 관제 센터와 대화를 할 수 없거나 달 표면에서 디지털 타이머가 그 구실을 하지 못할 때, 손목에 착용했던 오메가 시계만이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였다."

(왼쪽부터)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1 문샤인™ 골드.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
(왼쪽부터)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1 문샤인™ 골드.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
일주일 뒤인 16일 스위스 오메가 매뉴팩처에선 더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1 문샤인™ 골드'는 특별한 특허 출원 중인 세라믹(ZrO2) 소재의 버건디 베젤 링 및 세라골드™ 소재의 타키미터 스케일을 선택했고, 외부 케이스백 링에 '1969-2019'와 버건디 컬러로 강조 표시된 리미티드 에디션 번호가 있으며 'APOLLO 11 50th ANNIVERSARY' 'THE FIRST WATCH WORN ON THE MOON' 등 폴리싱 처리됐다. 수직 브러싱 처리된 다이얼에는 Au750 및 OM이 표시돼 있다. 지구와 달을 실제의 비율(직경 3.67 : 1)로 장식한 내부 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포장 박스는 달 표면이 3D 프린팅된 그레이 세라믹으로 제작됐고, 상단 패널에 '고요의 바다'와 아폴로 11호가 착륙했던 지점의 이미지를 프린트했다.

6969 피스의 '스피드마스터 5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스틸' 모델은 11시 방향에 Apollo 미션의 아이코닉 넘버를 18K 문샤인 TM 골드로 두 개의 "1"을 표시했다. 9시 방향 서브 다이얼은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서 사다리를 내려가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케이스백은 암스트롱의 전설적인 문구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가 골드 도금으로 새겨져 있다. 달착륙을 연상케 하는 월면차 디스플레이 스탠드 박스에 담겨 있고 ,50주년 기념·아폴로 11호의 두 가지 미션 패치 등이 포함돼 있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은 지금까지도 나사에서 인증한 유일한 선외 활동용 시계(EVA)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버즈 올드린이 달의 표면에 발을 내디딘 그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며 '문워치'라는 애칭도 얻었다.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의 인덱스와 시침, 분침은 수퍼 루미노바로 코팅 처리됐고, 30분·12시간 카운터 및 세컨즈 다이얼은 헤잘라이트 크리스탈로 보호된다. NASA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서 착용했던 타임피스의 무브먼트와 거의 같은 형태의 수동 와인딩 무브먼트로 구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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