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년 역사… 레이싱 장악한 엔진·匠人의 인테리어·'도로위 예술'같은 배기음을 낳다
입력 2019.05.23 15:57

마세라티 Maserati

① 마세라티의 상징인 삼지창.
① 마세라티의 상징인 삼지창.
마세라티가(家) 형제의 열정으로 탄생한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대표주자, ‘마세라티’.

지금의 마세라티를 있게 한 105년 전통과 역사를 되짚어본다.

◇105년 역사를 지닌 마세라티


'마세라티'의 시작은 19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레이싱 드라이버이자 기술자인 넷째 알피에리(Alfieri)는 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 현 마세라티의 전신인 '오피치네 알피에리 마세라티'를 열었다. 레이싱 카를 수작업으로 제작하던 알피에리는 1926년 자체 기술로 마세라티 '티포 26(Tipo 26)'을 최초로 출시했다. 마세라티의 상징인 '트라이던트(삼지창)'가 탄생한 것도 이때다. 예술가인 형제 마리오(Mario)는 볼로냐 마조레 광장의 넵투누스(Neptunus, 바다의 신 포세이돈) 조각상에서 모티브를 얻어 엠블럼을 창조했다.

1937년 모데나로 본사를 옮긴 마세라티는 1947년 '레이싱용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라는 콘셉트로, 지금의 '그란투리스모'의 기본 모델인 'A6 1500'을 출시했다. 1950년대 후반부터는 그랜드 투어링 모델 제작에 집중했다. 이러한 기조 아래 출시한 '3500GT'는 9년간 약 2천여대가 팔리며 마세라티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후 1963년 첫 번째 4도어 세단인 '콰트로포르테'를 공개했으며 1966년에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함께 '기블리'를 선보였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1971년에는 주지아로가 설계한 양산형 미드엔진 모델 '보라(Bora)'를, 1980년에는 뛰어난 성능을 갖춘 '바이터보(Biturbo)를 출시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② 레이서 후안 마뉴엘 판지오는 ‘250F’와 함께 다수의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거두었다. ③ 창립자 알피에리 마세라티. ④ 마세라티가(家) 형제.
⑤ 파바로티와 3세대 콰트로포르테.
⑤ 파바로티와 3세대 콰트로포르테.
이후 마세라티의 소유권은 피아트의 계열사에 넘어가는데 이때부터 마세라티는 공장에 현대식 설비를 갖추고 곡선 디자인을 채택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그 결과 파리 모터쇼에서 페라리의 V8 엔진을 장착해 380마력의 최대 출력을 발휘하는 '3200GT'를 선보였다. 2013년에는 6세대 콰트로포르테와 기블리를 잇달아 출시했으며 2014년에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알피에리(Alfieri)를 선보이며 회사 창립 100주년을 기념했다. 마세라티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브랜드 최초의 SUV인 르반떼를 공개하며 최근 초고성능 슈퍼 SUV '르반떼 GTS'와 ,'르반떼 트로페오'를 출시했다.

◇레이싱계를 장악한 고성능 엔진과 장인의 인테리어

마세라티 모델의 고성능 엔진 'V6'와 'V8'은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에서 독점 제조 및 수작업으로 생산한다. 모든 모델은 차량 전후 무게를 50대 50으로 배분할 뿐 아니라 동급 차량 대비 가장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해 정교한 핸들링을 발휘한다. 이를 위해 마세라티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모터스포츠 부문에 전념했다. 또한 창립자인 알피에리를 주축으로 수많은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1957년 레이싱계에서 공식 은퇴하기 전까지 레이싱 혈통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에도 여력을 쏟았다.

이탈리아 장인이 만든 인테리어 소재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테리어 가죽은 최고급 이탈리안 가죽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의 작품이다. 특히 폴트로나 프라우만의 특허 제품 '펠레 프라우(Pelle Frau)' 가죽은 가죽을 사용하기 전 약 20단계의 태닝 공정을 거치며, 순수 천연 엠보싱 가죽으로만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가죽의 탄성과 강도가 증가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⑥ 380마력의 최대 출력을 발휘하는 V8 엔진.
⑥ 380마력의 최대 출력을 발휘하는 V8 엔진. ⑦ 피에노 피오레 가죽 시트. ⑧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최상급 원단을 사용한 내부 인테리어. ⑨ ‘엔진음 쾌적화 프로젝트’ 실험 결과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과 가장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낸 최고의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⑩ 마세라티 르반떼
⑩ 마세라티 르반떼 /마세라티 제공
또한 최근 공개된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와 2019년식 전 모델에는 '피에노 피오레(Pieno Fiore)' 천연 가죽을 선택할 수 있다.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적으로 제작되는 이 가죽은 북유럽 지역의 황소 가죽으로 제작되어 뛰어난 내구성과 매끄러운 촉감을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유명 럭셔리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최상급 원단을 실내에 사용한다. 시트는 물론 도어 패널, 차량 천장 라이닝, 차양 및 천장 조명기구 등에 적용한 100% 천연 섬유 제냐 실크는 통기성이 뛰어나며 얼룩이 생기는 현상을 방지해준다.

도로 위의 예술품, 마세라티 배기 사운드

마세라티의 엔진 음은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힘으로 운전자의 가슴을 뛰게 한다. 마세라티는 본사 '엔진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와 함께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 자문위원과 배기음을 조율한다.

마세라티
마세라티 고유의 엔진음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와도 인연이 깊다. 1984년 마세라티가 본사를 파바로티의 고향인 모데나로 옮기면서 그는 직접 마세라티 본사에 방문해 세브링(Sebring)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후 2012년에는 일본 시즈오카에 있는 사운드디자인라보합동회사와 주오대 음향시스템 연구실과 함께 '엔진음 쾌적화 프로젝트'라는 실험을 진행했다. 마세라티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엔진 소리를 보다 아름다운 사운드로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