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대표하는 컬러는 팬톤에서 발표한 '리빙코랄' 이지만 이를 위협할 새로운 컬러가 등장했다. 그것은 언제나 옳은 블랙도, 무던한 바탕으로 다른 컬러를 뒷받침하는 누드 컬러도 아닌 '네온 라임' 컬러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은 해외 셀러브리티들의 인스타그램에서 포착됐다. 스타일리스트이나 디자이너, 빈티지 샵의 오너이기도한 패션 인플루언서 마리아 버나드가 "2019년의 명언: 네온 라임은 새로운 블랙이다."라고 공표한 것이다. 실용적인 무채색 일색이던 놈코어 트렌드에 밀려 잊히는 듯했던 네온 컬러가 지난 시즌부터 슬금슬금 런웨이로 돌아오는 듯하더니, 급기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네온 라임 컬러로 빼입은 셀러브리티들이 스트리트 사진가들의 뷰파인더에 대거 등장하는 중이다. 2018년 최고의 인플루언서로 선정된 킴 카다시안은 행사장과 절친의 결혼식, 짧은 휴가를 즐기는 도중에도 종횡무진 네온 라임 컬러의 드레스와 비키니를 입고 활보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동생들인 카일리 제너와 켄달 제너 역시 SNS를 통해 "최근 이 녹색에 빠져들었어요. 해피뉴이어!" 라는 코멘트를 남기며 카다시안 가의 네온 라임 컬러 사랑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는 쓰러지기 시작한 도미노처럼 블레이크 라이블리, 헤일리 비버, 애슐리 그레이엄 등의 패션 피플들에게로 번져갔다. 런웨이에서도 네온 컬러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루이뷔통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는 이번 시즌 네온 라임을 비롯한 다양한 네온 컬러로 런웨이를 물들였고 그 덕에 루이뷔통 남성 컬렉션은 한층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듯 하다. 헤일리 비버의 메이크업과 비블로스의 런웨이를 보면 네온 라임 컬러의 영향력은 패션뿐만 아니라 뷰티까지 영역을 넓히며 계속해서 커져가는 중이다. 하지만 리얼웨이에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네온 라임으로 중무장할 수는 없는 노릇. 네온 라임 컬러를 포인트로 사용한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패치워크 아우터를 참고하거나 혹은 간단한 액세서리만 네온 라임 컬러로 선택해 데일리 룩에 양념을 더하자. 무채색 일색이던 아우터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산뜻한 봄을 만끽하고 싶은 지금, 패션 '인싸'로 거듭나기에 네온 라임만큼 좋은 컬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