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프리·클린턴… 전세계 유명인 500여명 기립 박수
입력 2018.10.11 14:48

랄프로렌 창립 50주년 뉴욕 패션쇼

'아메리칸 드림'이란 건 바로 이것이었다. 랄프 로렌 창립 50주년 기념 패션쇼가 열린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한복판 베데스다 테라스. 턱시도와 드레스 차림의 유명인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채웠다. 랄프 로렌의 오랜 친구이자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 앤 해서웨이, 피어스 브로스넌, 제시카 채스테인, 그래미상 수상자인 가수 카녜 웨스트, 챈스 더 래퍼, 셰릴 크로우, 브루스 스프링스틴, 요리연구가이자 방송인 마사 스튜어트와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 캐롤리나 헤레라, 캘빈 클라인,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 하늘색 드레스로 멋을 낸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까지. 영화 촬영장인지 레드카펫인지 패션쇼장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랄프 로렌은 "깊이 있게 나만의 것을 표현하면서 항상 믿어 왔던 영원하고, 나만의 고유하며 정통적인 스타일의 런웨이를 창조하고 공유하고 싶었다"며 "나에게 너무 특별한 공간인 뉴욕 센트럴 파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뉴욕 브롱크스에서 자란 랄프 로렌에게 센트럴 파크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며, 그가 그 한복판에서 자신의 역사가 담긴 쇼를 한다는 건 그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50년을 걸어왔는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었을 것이다.

‘랄프로렌 창립 50주년 패션쇼’
지난 9월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랄프로렌 창립 50주년 패션쇼’에 턱시도 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디자이너 랄프 로렌. 언제나 ‘청년’ 같은 그의 스타일이 돋보인다.
‘랄프로렌 창립 50주년 패션쇼’
뉴욕 랄프 로렌 창립 50주년 패션쇼에 나선 모델들. 랄프 로렌이 추구하는 미국 서부 스타일과 고급스러운 미국 상류층 패션이 섞인 의상으로 패션계를 열광케 했다.

궁전 같은 느낌의 패션쇼 장은 전세계에서 날아온 유명인들 500여명으로 어느덧 가득 찼다. 그의 최신 여성 컬렉션과 함께 폴로 랄프 로렌, RRL을 한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브랜드 초창기에 함께했던 모델부터 최근의 인기 스타모델인 지지 하디드, 어린이와 개들까지 세대와 인종, 나이를 아우르는 150여명이 런웨이를 뜨겁게 달궜다. 마치 심장박동처럼 '랄프 로렌'을 외치는 배경 음악이 잦아들고,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모델들의 박수를 받으며 멀리서 계단을 내려오는 랄프 로렌에게 카메라 플래시가 비쳤다. 무대를 걸어오며 현장에 모인 이들과 악수를 나누고 포옹하는 모습의 랄프 로렌을 보며 눈물짓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카메라 불빛이 랄프 로렌을 빛나게 했다. 그의 눈가에 눈시울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했다. 환호의 목소리와 박수는 더욱 커졌다.

이날의 절정은 두 번 있었다. 랄프 로렌의 눈물과 오프라 윈프리의 축사. "이날 확인한 건 패션 그 자체를 넘어서 살아있는 전설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는가의 얘기였다. 인간적인 매력으로 존경을 표하며 한걸음에 달려온 많은 이들. 아주 특별한 패션의 반세기가 우리와 함께 있었다. 넓은 넥타이를 만들자는 그의 생각은 대형 회사로 커 나가게 했고, 그의 행보는 단순히 패션이 아니라 미국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이다"로 시작하는 윈프리의 이야기는 '랄프 로렌'이란 '아메리칸 드림'을 그대로 보여줬다.

"내가 시카고로 이사 한 뒤 렌트비나 각종 공과금 같은 것도 충분히 내고도 남을 만큼 돈을 벌었다. 그때 난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나를 기념하기 위한 선물로 오랜 기간 생각해왔던 것은 어떤 고급 차나 보석이 아니었다. 바로 랄프로렌 수건이었다. 랄프 로렌, 당신은 패션만을 이야기한 게 아니다. 우리의 꿈을 디자인해왔다. 당신의 지난 50년간은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은 가정, 자유, 진실성에 집중했고, 이 모든 것을 이루어 눈으로 보여줬다. 항상 시의적절했으며 세월에도 변치 않는 영원성을 가졌다. 항상 눈부신 당신을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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