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로렌 창립 50주년 뉴욕 패션쇼


궁전 같은 느낌의 패션쇼 장은 전세계에서 날아온 유명인들 500여명으로 어느덧 가득 찼다. 그의 최신 여성 컬렉션과 함께 폴로 랄프 로렌, RRL을 한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브랜드 초창기에 함께했던 모델부터 최근의 인기 스타모델인 지지 하디드, 어린이와 개들까지 세대와 인종, 나이를 아우르는 150여명이 런웨이를 뜨겁게 달궜다. 마치 심장박동처럼 '랄프 로렌'을 외치는 배경 음악이 잦아들고,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모델들의 박수를 받으며 멀리서 계단을 내려오는 랄프 로렌에게 카메라 플래시가 비쳤다. 무대를 걸어오며 현장에 모인 이들과 악수를 나누고 포옹하는 모습의 랄프 로렌을 보며 눈물짓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카메라 불빛이 랄프 로렌을 빛나게 했다. 그의 눈가에 눈시울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했다. 환호의 목소리와 박수는 더욱 커졌다.
이날의 절정은 두 번 있었다. 랄프 로렌의 눈물과 오프라 윈프리의 축사. "이날 확인한 건 패션 그 자체를 넘어서 살아있는 전설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는가의 얘기였다. 인간적인 매력으로 존경을 표하며 한걸음에 달려온 많은 이들. 아주 특별한 패션의 반세기가 우리와 함께 있었다. 넓은 넥타이를 만들자는 그의 생각은 대형 회사로 커 나가게 했고, 그의 행보는 단순히 패션이 아니라 미국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이다"로 시작하는 윈프리의 이야기는 '랄프 로렌'이란 '아메리칸 드림'을 그대로 보여줬다.
"내가 시카고로 이사 한 뒤 렌트비나 각종 공과금 같은 것도 충분히 내고도 남을 만큼 돈을 벌었다. 그때 난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나를 기념하기 위한 선물로 오랜 기간 생각해왔던 것은 어떤 고급 차나 보석이 아니었다. 바로 랄프로렌 수건이었다. 랄프 로렌, 당신은 패션만을 이야기한 게 아니다. 우리의 꿈을 디자인해왔다. 당신의 지난 50년간은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은 가정, 자유, 진실성에 집중했고, 이 모든 것을 이루어 눈으로 보여줬다. 항상 시의적절했으며 세월에도 변치 않는 영원성을 가졌다. 항상 눈부신 당신을 위하여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