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unway] 거부할 수 없는 푸른 물결 '데님 웨이브'

지난 4월 '블루 골드 : 아메리칸 골드(Blue Gold : American Gold)'라는 타이틀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극장에 걸렸다. 2014년 만들어진 영화인데, VOD 출시와 함께 재개봉한 것이다. 블루 골드, 즉 '푸른 황금'이라면 본래 물을 뜻하는 말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청바지를 가리킨다. 19세기,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천막을 만드는 용도의 질긴 천으로 광부들을 위한 작업복을 만든 것에서 시작된 청바지가 현재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이 4억5000만 달러에 달하며 '아메리칸 쿨' '젊음' 등 굵직한 키워드의 상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작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이 영화가 다시 개봉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대대적인 청바지 유행이 큰 몫을 했다고 본다. 물론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이 시즌을 막론하고 청바지를 선보이지만 지금의 청바지는 조금 다르다. 가격은 물론이고 컬러와 텍스처, 핏과 디테일, SPA브랜드부터 럭셔리 부티크 브랜드까지 그 스펙트럼이 아주 넓고 다양하다.
요즘 패션 월드에서 주목받는 디자이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데님을 커머셜 라인이 아닌, 메인 컬렉션을 위해 깊고 진지하게 다룬 이들이 많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화이트 티셔츠로 수많은 카피캣을 양산하고 베스트셀러 슬링백을 만든 크리스챤 디올 하우스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도 그중 하나다. "2017 F/W 시즌을 준비하면서 무슈 디올이 쓴 '더 리틀 딕셔너리 오브 패션'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특히 '모든 컬러를 통틀어 블랙에 대적할 수 있는 컬러는 단 하나, 바로 네이비다'라는 문장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죠. 그래서 데님에 집중했습니다." 디올의 런웨이에 오른 청바지는 밑위가 길지만 허리선은 배꼽 아래로 낮게 있어 엉덩이를 압박하지 않는 편안한 핏이다. 얇은 소재의 데님이라 다리를 부드럽게 감싼다. 패션 월드에서 손꼽히는 페미니스트가 선보인 청바지답다.
디스퀘어드나 MM6에서 선보이는 청바지는 좀 더 중성적이다. 청바지의 속살이 하얗게 나풀거릴 정도로 허름하고 헐렁한 청바지다. 누군가는 이런 스타일의 청바지를 '브라더 진'이라 명명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남동생의 바지를 입은 것 같은 핏이라는 뜻이다. 크고 너덜너덜한 청바지에 커다란 맨투맨 티셔츠, 그보다 큰 점퍼를 걸친 채 끈 풀린 스니커즈를 신고 길을 걷는 리한나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청바지가 브라더 진이라 기억하면 된다. 오프화이트의 버질 아블로는 과격함은 줄이고 펑크적 요소를 살짝 가미한 청바지를 내놓았다. 마르니의 드레스에서 자주 보이는 아웃지퍼 디테일을 청바지 여밈에 사용한 것이다.
좀 더 단정하고 시크한 청바지를 선보인 디자이너도 있다. 필립림은 워싱을 여러 번 해 촉감이 말랑말랑해진 데님으로 바지를 만들었다. 복숭아뼈 위로 올라오는 경쾌한 길이에 다리를 압박하지 않는 적당한 핏의 편안한 청바지다. 그가 런웨이를 위해 스타일링한 것처럼 드레시한 실버 컬러 펌프스와 매치하면 포멀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생로랑의 청바지도 마찬가지다. 아웃사이더인 '브라더'보다는 좀 더 멋쟁이임이 틀림없는 '보이프렌드' 진이다. 청바지의 밑단을 몇 번 접어 발목을 드러내고 블랙 풀오버에 스트랩이 달린 스틸레토를 스타일링해 쿨한 프렌치 스타일의 데님 룩을 만들어냈다.
2014년 론칭한 이후 상식을 깨뜨리는 '해체주의 패션'으로 패션계를 기함하게 한 베트멍의 뎀나 바잘리아는 최근 리바이스와 콜라보레이션을 해 엉덩이에 지퍼가 달린 청바지를 내놓았다. 지난해 전 세계 모든 여자들이 입은 듯한, 청바지 밑단을 무심한 듯 비스듬히 잘라낸 리바이스 청바지도 뎀나의 작품이다. 여전히 논란이 많지만 베트멍식의 청바지가 지금의 청바지 유행에 일조를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손에서 청바지는 진짜 '자유'의 상징으로 거듭난 것이다.
청바지는 '세계 젊은이들의 유니폼'이라 불린다. 하지만 올해 그 수식어는 잠시 잊어도 좋다. 유니폼이라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청바지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으니!
요즘 패션 월드에서 주목받는 디자이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데님을 커머셜 라인이 아닌, 메인 컬렉션을 위해 깊고 진지하게 다룬 이들이 많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화이트 티셔츠로 수많은 카피캣을 양산하고 베스트셀러 슬링백을 만든 크리스챤 디올 하우스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도 그중 하나다. "2017 F/W 시즌을 준비하면서 무슈 디올이 쓴 '더 리틀 딕셔너리 오브 패션'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특히 '모든 컬러를 통틀어 블랙에 대적할 수 있는 컬러는 단 하나, 바로 네이비다'라는 문장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죠. 그래서 데님에 집중했습니다." 디올의 런웨이에 오른 청바지는 밑위가 길지만 허리선은 배꼽 아래로 낮게 있어 엉덩이를 압박하지 않는 편안한 핏이다. 얇은 소재의 데님이라 다리를 부드럽게 감싼다. 패션 월드에서 손꼽히는 페미니스트가 선보인 청바지답다.
디스퀘어드나 MM6에서 선보이는 청바지는 좀 더 중성적이다. 청바지의 속살이 하얗게 나풀거릴 정도로 허름하고 헐렁한 청바지다. 누군가는 이런 스타일의 청바지를 '브라더 진'이라 명명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남동생의 바지를 입은 것 같은 핏이라는 뜻이다. 크고 너덜너덜한 청바지에 커다란 맨투맨 티셔츠, 그보다 큰 점퍼를 걸친 채 끈 풀린 스니커즈를 신고 길을 걷는 리한나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청바지가 브라더 진이라 기억하면 된다. 오프화이트의 버질 아블로는 과격함은 줄이고 펑크적 요소를 살짝 가미한 청바지를 내놓았다. 마르니의 드레스에서 자주 보이는 아웃지퍼 디테일을 청바지 여밈에 사용한 것이다.
좀 더 단정하고 시크한 청바지를 선보인 디자이너도 있다. 필립림은 워싱을 여러 번 해 촉감이 말랑말랑해진 데님으로 바지를 만들었다. 복숭아뼈 위로 올라오는 경쾌한 길이에 다리를 압박하지 않는 적당한 핏의 편안한 청바지다. 그가 런웨이를 위해 스타일링한 것처럼 드레시한 실버 컬러 펌프스와 매치하면 포멀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생로랑의 청바지도 마찬가지다. 아웃사이더인 '브라더'보다는 좀 더 멋쟁이임이 틀림없는 '보이프렌드' 진이다. 청바지의 밑단을 몇 번 접어 발목을 드러내고 블랙 풀오버에 스트랩이 달린 스틸레토를 스타일링해 쿨한 프렌치 스타일의 데님 룩을 만들어냈다.
2014년 론칭한 이후 상식을 깨뜨리는 '해체주의 패션'으로 패션계를 기함하게 한 베트멍의 뎀나 바잘리아는 최근 리바이스와 콜라보레이션을 해 엉덩이에 지퍼가 달린 청바지를 내놓았다. 지난해 전 세계 모든 여자들이 입은 듯한, 청바지 밑단을 무심한 듯 비스듬히 잘라낸 리바이스 청바지도 뎀나의 작품이다. 여전히 논란이 많지만 베트멍식의 청바지가 지금의 청바지 유행에 일조를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손에서 청바지는 진짜 '자유'의 상징으로 거듭난 것이다.
청바지는 '세계 젊은이들의 유니폼'이라 불린다. 하지만 올해 그 수식어는 잠시 잊어도 좋다. 유니폼이라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청바지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