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어깨 위에서, 때로는 가냘픈 손끝에서 '백(bag)'은 언제나 여성과 함께해왔다. 드레시한 옷차림과 캐주얼한 옷차림 등 다채로운 룩에 스타일의 마침표를 찍어주는 패션 아이템이며, 여성에게 소중한 온갖 소지품을 자신의 몸속에 고이 보관해주는 실용적인 도구가 바로 백이다. 이쯤 되면 패션에 민감한 여성이 "연인 없이 살 수 있지만 백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영국 패션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 버버리가 올봄 새로운 백 컬렉션 'DK88'을 선보였다.

◇브랜드의 원형에서 길어 올린 디자인 모티브

시즌을 불문하고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부티크의 쇼윈도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수많은 백들.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선보이는 럭셔리 백들의 거대하고 우아한 물결 속에서 버버리는 새로운 백으로 고객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기 위해 잠시 과거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브랜드의 아카이브 속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탐색했다.

지난 2월 런던에서 열린 '2017년 2월 버버리 쇼'의 런웨이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백 컬렉션 DK88의 디자인 출발점은 버버리 고유의 소재이자 트렌치코트의 원단으로 유명한 '코튼 개버딘'이다. 코튼 개버딘 중에서 특히 브랜드를 상징하는 '허니 색상 코튼 개버딘'을 지칭하는 하우스 코드(고유 번호) 'DK88'에서 제품 이름을 따왔다. 문제는 럭셔리 백은 대부분 가죽을 소재로 채택한다는 것. 버버리는 코튼 개버딘과 가죽의 조화를 고민했고 결국 코튼 개버딘 특유의 질감을 가죽 위에 재현한 '트렌치 가죽'을 만들어 DK88의 소재로 채택했다.

◇7가지 백 스타일, 다양한 컬러로 선보여

DK88은 영국 런던의 버버리 본사에서 디자인되며 이탈리아에서 트렌치 가죽으로 제작된다. 새로운 트렌치 가죽은 코튼 개버딘의 독특한 트윌 구조를 반영한 유니크한 패턴이 양각되어 버버리의 전통을 시각적으로 재현한다. 이로써 DK88은 코튼 개버딘과 가죽의 이질적 소재의 장벽을 넘어 버버리의 유전자를 이어받고 새로운 기술을 더한 매혹적인 아이템으로 탄생했다. 버버리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O)이자 최고 경영자(CEO)인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우리는 DK88을 통해 버버리의 아이코닉한 트렌치코트와 동일한 정신이 담긴,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의 백 컬렉션을 선보이고자 했다"며 새로운 백 컬렉션의 의미를 설명했다.

DK88은 클래식한 실루엣과 오버사이즈 잠금 장식, 조각 같은 핸들(손잡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선보인 이 컬렉션은 메인 아이템인 'DK88 톱 핸들 백'을 비롯해 사첼, 닥터 백, 러기지 백을 포함한 7가지 스타일과 다양한 사이즈로 선보인다. 컬러도 블랙과 다크 네이비 등 친숙한 것에서부터 허니 탠, 앤티크 레드, 다크 포레스트 그린, 슬레이트 블루, 블로섬 핑크, 애시 로즈, 셀라돈 그린까지 다양하다.

모든 스타일의 백에는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가죽 소재 크로스보디 스트랩을 더해 숄더백으로 활용할 수 있다. DK88은 버버리 공식 온라인 스토어(Burberry.com)와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을 비롯한 전국 버버리 매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새로운 사이즈와 스타일, 색상의 제품이 추가될 예정이다.

Production Note

디자인과 가죽 가공

DK88의 디자인 포인트인 독특한 잠금 장식은 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전문 공장에서 제작된다. 각각의 잠금 장식은 전문 공장에서 ‘메탈 핸드폴리싱(hand-polishing)’ 작업을 비롯해 총 29개의 작업 단계를 거치며 ‘웨더프루프(weatherproofed)’ 공정과 마모 및 변색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거친 후 최종 완성된다.

가죽 패널, 핸들 등부품의 조립

DK88을 위한 가죽과 라이닝은 새로운 백의 디자인에 맞도록 독특한 프레스 나이프로 커팅되며, 커팅된 각각의 가죽 패널들은 무게감 있고 내구성이 뛰어난 실로 견고하게 조립된다. 우아한 느낌의 핸들은 부드러운 가죽 또는 악어가죽으로 감싸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마지막으로 백의 뒷면에 ‘Burberry, London, England’ 마크가 골드 색상으로 양각되면 DK88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