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럭셔리 마켓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프라다(Prada). 굳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레토릭을 다시 꺼내오지 않더라도 진보적이며 혁신적인 브랜드로 꼽혀왔다. '가방은 가죽'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군용 텐트에 쓰던 방수 천인 포코노를 과감히 사용해 세계를 휘어잡았다. 왕가 공식 공급업체로 인정받아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의 밧줄 장식을 로고로 사용하는 게 바로 프라다의 위력이다.

지난 2월 밀라노 컬렉션에선 무명의 수단 모델 아녹 야이(Anok Yai)에게 패션쇼 오프닝을 맡겨 화제가 됐다. 1997년 나오미 캠벨이 런웨이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이후 프라다 오프닝을 달군 첫 흑인 모델이다. 야이는 대학 축제에서 찍힌 사진 한장이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며 모델로 발탁됐다.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요즘 Z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그를 기용하는 건 '다양성'을 지지한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프라다에 '취약점'이라 꼽히는 온라인에 이제 눈뜨고 있다는 걸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 한때 승승장구하던 프라다는 최근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프라다의 작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7% 감소한 15억 유로였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8% 떨어진 1억1570만 유로다. 프라다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구찌와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구찌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43.4%나 증가했다. 구찌의 명성을 되살려낸 구원투수이자 천재 아티스트로 불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역량이 최우선이겠지만 각종 럭셔리 시장 분석가들은 온라인 시장을 주도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글로벌 온라인 럭셔리 쇼핑몰인 리스트(Lyst)의 '2017 10대 핫 브랜드'에서도, 이탈리스트(Italist)의 '국내 소비자 선호 브랜드 15위'에도 프라다는 들지 못했다.
프라다 CEO인 파트리치오 베르텔리는 성명을 통해 "심오한 변화 국면에 있다. 정체성을 지키며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의 다른 인터뷰를 살펴보면 한쪽으로는 으쓱했다가도 금세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프라다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자 굉장한 히트를 이뤄냈던 한국에서 세일즈가 미진하다는 것이다. 북한을 두고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정치적 불안감 때문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그의 눈에는 분명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쑥쑥 성장하는 다른 브랜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티은행 애널리스트 토마스 쇼베의 말을 인용해 프라다의 실망스러운 실적에 대해 "앞이 깜깜하다(No Light in Sight)"고 적었다. 악마는 프라다에게 언제쯤 다시 돌아올 것인가.
프라다 CEO인 파트리치오 베르텔리는 성명을 통해 "심오한 변화 국면에 있다. 정체성을 지키며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의 다른 인터뷰를 살펴보면 한쪽으로는 으쓱했다가도 금세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프라다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자 굉장한 히트를 이뤄냈던 한국에서 세일즈가 미진하다는 것이다. 북한을 두고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정치적 불안감 때문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그의 눈에는 분명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쑥쑥 성장하는 다른 브랜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티은행 애널리스트 토마스 쇼베의 말을 인용해 프라다의 실망스러운 실적에 대해 "앞이 깜깜하다(No Light in Sight)"고 적었다. 악마는 프라다에게 언제쯤 다시 돌아올 것인가.